가전3사, 에어컨 예약판매 「기대이하」

최근 몇년 동안 이맘때 가전3사가 실시하는 에어컨 예약판매행사에 일반 고객의 예약주문이 크게 늘어났던 것과 달리 올해에는 예약주문이 극히 부진하다.

9일 가전3사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가전3사가 모두 1차 에어컨 예약판매에 들어갔지만 IMF체제 등 전반적인 경기침체에 따라 소비자 구매심리 위축으로 주문이 크게 줄어 각사 모두 지난해 예약판매보다 실적이 30∼40% 정도 줄어들었다. 당초 1차 예약판매 목표를 지난해 수준인 10만대로 예상했던 삼성전자는 행사를 시작한 지 20일이 지난 현재 목표대비 40%선의 예약을 받은 데 그쳤다. 삼성전자는 오는 20일까지 3만대 정도의 추가 예약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한 LG전자도 판매량이 크게 위축돼 고심하고 있는데 보름 동안의 예약판매 실적은 약 4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가까이 떨어졌다. LG전자는 국내 경제사정에 따른 구매 위축이 계속될 경우 1차 예약판매 기간 목표인 15만대보다 30∼40% 낮은 10만대 내안팎의 판매에 머무를 것으로 보고 다양한 대책을 수립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12월 초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한 대우전자 역시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당초 에어컨 3만대를 예약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워놓았지만 2만대 판매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전3사는 최근 정부가 IMF파동으로 검토하고 있는 특소세 인상문제가 구체화할 경우, 특소세 인상 이전에 에어컨을 구매하려는 이들의 예약주문이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몇년 사이 에어컨이 5대 가전제품으로 부상하면서 그동안 매출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가전업체들의 효자제품으로 자리를 잡았었는데 IMF파동으로 소비자의 구매심리가 위축되면서 당초 목표의 70∼80%를 맞추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박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