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시장이 급격한 수요위축으로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부터 침체수렁에 접어들었던 국내 가전시장은 올들어 2.4분기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보여왔으나 다시 4.4분기들어 경기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컬러TV, VCR를 비롯한 주요 5대 가전 제품의 판매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가전시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에어컨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품목의 판매실적이 전년대비 평균 5%정도 감소한 채 한 해를 마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총 2백20만대(수입품,TVCR포함)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던 TV는 위성과외방송 개시, 월드컵 예선 등 호재에 힘입어 3.4분기까지 작년같은기간보다 5%대의 신장세를 기록했으나 4.4분기들어 수요가 급속히 줄어들면서 11월말 현재 간신히 2백만대를 넘고 있다.
특히 연말특수를 포함해 TV 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 이달 들어선 수요가 더욱 위축되고 있어 올 TV시장은 작년보다 2∼3% 감소한 2백15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VCR 또한 위성과외방송 특수에 힘입어 3.4분기까지 작년 같은기간과 거의 동등한 수준까지 올라섰으나 4.4분기들어 10%이상 판매가 줄면서 11월말현재 85만여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백만대 규모였던 VCR시장은 올해도 8%가량 뒷걸음질 치면서 최대 92만대선을 유지하는데 그칠 전망이다.
냉장고의 경우 성수기인 1.4분기중에 판매가 크게 부진했으나 가전업체들이 여름철들어 주력상품인 5백리터급에 염가형 모델을 투입하는 등 수요자극책에 힘입어 1분기의 부진을 상당부분 만회했다. 그러나 연말실적은 지난해보다 4%줄어든 1백85만대로 그칠 전망이다.
가전업체들은 세탁기의 경우 당초 올 수요를 작년과 비슷한 1백25만대선으로 기대했으나 혼수철 특수가 겹쳐있는 3.4분기 성수기에 최악의 실적을 내면서 11월말 현재 1백12만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해 세탁기 시장은 지난해보다 4%가량 줄어든 1백20만대선에서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까지 무려 15%가량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장 극심한 불황을 겪었던 전자레인지 시장은 하반기들어 수요 감소세가 다소 둔화되면서 11월말 현재 78만대를 기록하고 있다. 전자레인지 시장은 올 연말까지 작년보다 7%가량 줄어든 총 85만대 규모에 그칠 전망이다.
한편 올해 가전시장은 TV, 냉장고, 세탁기 등을 중심으로 대형, 대용량 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어났지만 상대적으로 저가제품의 판매비중이 급속히 커져 가전업체들의 채산성 또한 작년보다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급형 제품의 수요가 70%에 달한 VCR과 전자레인지사업은 원가절감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적자폭이 작년보다 10%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형오·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