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전하는 사랑의 삐삐음, 하지만 이럴 땐 왕짜증.
1.삐삐가 왔길래 공중전화를 간신히 찾아서 30분쯤 기다려 받았으나 내용없는 장난삐삐였을 때.
2.장난삐삐에 당한 허탈감에 수화기를 막 내려 놓고 돌아서는 순간 삐삐가 울리고 엄청나게 길게 서 있는 줄을 보았을 때.
3.지하철을 타고 약속장소에 갔는데 친구가 안 와서 1시간쯤 기다리다 연기된 약속시간을 알리는 음성사서함이 남겨져 있는 것을 확인했을 때.
4.지하철 안에서 삐삐가 울려 계속 타고 가다 약속장소까지 와서 약속이 취소되었다는 음성사서함 메시지를 확인했을 때.
5.삐삐 치기로 한 친구가 2시간이 넘도록 삐삐를 안 쳐서 열받고 있는데 나중에서야 꺼져 있는 내 삐삐를 보았을 때.
6.카페에서 호출한 것 같아서 공중전화를 찾아 엄청 기다리다가 걸었는데 그런 사람 없다는 종업원의 소리를 들었을 때.
*난 영어를 못한다니까
만득이가 시청 앞을 지나가는데 마주오던 한 외국인이 길을 물었다.
『(영어로)조선호텔이 어딥니까?』
그러나 그 말이 귀에 들어올 리 없는 만득이가 멀뚱멀뚱 쳐다보자,
『(다시 영어로)조선호텔이 어딥니까? 좀 가르쳐 주세요.』
그러나 이 외국인이 뭐라고 말하는지 여전히 모르겠는 만득이는 하나의 영어문장을 떠듬떠듬 말했다.
『아이, , , ,돈, , , ,노우』
그러나 그 물귀신 같은 외국인은 만득이를 잡고 늘어지며 물었다.
『제발 좀 가르쳐줘요.』
그러자 열 받은 만득이는 외국인을 과감하게 뿌리치며 우리말로 말했다.
『아이, 씨 팔로우 미 (I see, follow me!).』
결국 그 외국인은 만득이를 계속 따라 다녔다.
*희망부서
모 대기업 신입사원 필기시험에 합격한 만득이가 면접을 보러 시험장에 갔다.
한 면접관이 만득이에게 물었다.
『특별히 희망하는 부서가 있나요?』
『솔직히 답해야겠죠.』
『그럼요, 솔직할수록 좋지요.』
그러자 만득이는 잠깐 머뭇머뭇 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글쎄요, 가능하다면 사장 자리에 앉고 싶은데요.』
그 말에 사장단 이하 모든 임원들은 깜짝 놀랬다.
그러자 질문했던 면접관은 대단히 난처한 표정으로 꾸짖었다.
『아니, 당신 미쳤소.』
그러자 잠깐 뜸을 들이던 만득이는 말했다.
『예, 그럼, , , , 미쳐야 사장이 될 수 있나요?』
*빈털터리
소심해서 여자친구 하나 없는 만득이가 지갑을 소매치기 당했다.
할 수 없이 버스정류장에서 서성거리며 한참을 고민하던 만득이는 마침 한 예쁜 여학생이 오길래 가까스로 용기를 내서 말을 건넸다.
『저, , , , 회수권 한 장만 꿔주세요.』
그러자 만득이를 한참 쳐다보던 그 예쁜 여학생이 말했다.
『좋아요. 그런데 혹시, , , , 시간 있으세요.』
그 질문에 만득이는 너무 놀랐다.
이렇게 예쁜 여학생이 나한테 데이트 신청을 하다니. 만득이는 얼굴이 벌개져 재빨리 대꾸했다.
『예, 저 시간 많은데요.』
그러자 팽 돌아서며 그 여학생은 이렇게 쏘아붙였다.
『그럼, 걸어가 임마.』
*기상
두 남녀가 맞선을 보고 있었다.
여자:일찍 일어나세요.
남자:새벽같이 일어납니다.
여자:참 부지런하시군요.
남자:뭘요, 전 마음만 먹으면 밤이고 낮이고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임종을 보기 위해 삥 둘러앉아 있는 자식들에게 아버지는 지난날을 회고하며 유언을 했다. 그리고 유언이 끝나자 거의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얘들아, 너희 엄마의 음식솜씨를 따라갈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단다. 지금도 너희 엄마가 만드는 김치전 냄새가 나는구나.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맛을 봐야 편히 눈을 감겠다. 막내야, 가서 부침개 한쪽만 갖다 주겠니?』
잠시후 막내가 빈손으로 돌아오자 아버지가 힘없이 물었다.
『어째, 빈손이니』
그러자 막내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엄마가 그러시는데요. 아버지 드릴 건 없고 내일 문상 오시는 손님들 대접할 것 밖에 없다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