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광장] 한글과컴퓨터-학원연합회 "갈등"

지난 3월 한글과컴퓨터가 푸른교육과 함께 시작한 「이찬진의 컴퓨터교실」 출범으로 불거진 일선 컴퓨터학원과의 마찰이 최근 전면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 한국학원총연합회 산하 컴퓨터분과위원회(위원장 오수완)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퍼스널컴퓨터 경진대회」에서 그동안 「글」을 채택해 왔던 워드프로세서 스팩을 이날은 한글 대신 「MS워드」를 공식 프로그램으로 사용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사는 즉각 전국 컴퓨터학원에서 MS워드를 표준 워드프로세서로 채택했다고 발표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져 관계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결국 「학원들의 MS워드 채택」은 와전된 것으로 밝혀졌지만 일련의 사건은 한글과컴퓨터와 컴퓨터학원간 마찰이 전면전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반증했다.

이점에 대해 학원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학원 컴퓨터교육이 글에만 의존해 왔던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 다양한 워드프로세서를 채택하는 문제를 논의해 온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번 경진대회부터 글 대신 다른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기로 하고 국내 해당 업체들에게 협조공문을 보내 이에 응한 업체 가운데 하나를 선택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글과컴퓨터측은 「섭섭하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컴퓨터학원에서 글 붐을 조성하는데 일조한 것에 대해 학원에 납품한 한글을 교육용 수준 가격으로 공급해 오는 등 배려를 해왔는데 결국 이런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옳지 못한 처사라는 것이다.

이들간 마찰의 발단은 지난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글과컴퓨터가 푸른영어라는 브랜드명으로 학습지 방문교육을 해온 푸른교육과 업무협약 계약을 체결하고 5월부터 대리점모집에 대대적으로 나서면서부터 학원연합회와의 갈등이 시작됐다.

한컴의 컴퓨터교실 사업이 교육개시 3개월만에 전국 1백40여개 대리점에 학생수가 2만명이 넘자 지역 컴퓨터학원은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게 됐다.

학원측은 한컴에 사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는 한편 교육부에 한컴사업의 불법성 여부의 민원을 제출, 교육부로부터 「불법과외」라는 답신을 받았다.

학원연합회 관계자는 『컴퓨터학원은 전국적으로 2천여개에 이르지만 흑자경영을 하고 있는 학원은 손에 꼽을 정도다』면서 『1대 1 방문교육을 내걸고 있는 이찬진 컴퓨터교실은 열악한 컴퓨터학원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컴측 입장은 단호하다. 한컴측은 시장논리를 내세워 오히려 컴퓨터학원들이 경쟁력을 갖추라고 주문한다. 한컴은 처음에는 컴퓨터 교육사업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입자가 늘고 그에 맞춰 매출도 큰폭으로 신장하자 이제는 교육사업을 주요 사업분야로 여기고 있을 정도다. 한컴은 올해 20억∼25억원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어쨌든 컴퓨터 교육사업을 놓고 현재 진행되는 한컴과 학원간의 갈등은 누가 수강생들에게 더 양질의 교육을 서비스하느냐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