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위조판권」 몸살

최근 홍콩 등지의 중간브로커에 의한 위조판권이 국내에 대량 유입돼 프로테이프업계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영상사업단, 디지탈미디어, 현대방송 등 프로테이프 제작사들은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비디오 판권이 홍콩 중간브로커에 의해 위조돼 국내에 유입, 이들로부터 판권을 구입한 중소제작사들과 잇단 판권소유 분쟁에 휘말리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현대방송의 경우 이미 본심의까지 마친 「터블런스」 등을 포함, 무려 5편의 비디오 판권이 위조판권에 의해 중소제작사들에게 흘러들어간 것으로 파악,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며 디지탈미디어도 최근 자사가 확보하고 있는 「시티 오브 인더스트리」가 J사에 의해 제명이 바뀌어 출시된 사실을 밝혀냈으나 J사측이 적법한 판권이라고 주장, 분쟁에 휘말리고 있다.

또한 새롬프로덕션은 최근 5개의 판권이 저작권 시비에 휘말려 고심중이며 삼성영상사업단도 최근 「바브와이어」 판권사고 이후 자사 판권 도용방지를 위한 대책반을 마련, 가동중이다.

이같은 판권사고는 최근 홍콩 등지의 중간브로커들이 교묘한 방법으로 유명 외화의 판권을 위조해 국내 중소제작사들에게 터무니없이 싼 값에 제시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현대방송의 한 관계자는 『이들 중소 제작사들은 자신들도 「선의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통상 1백수십만 달러에 형성되는 액션대작 「터블런스」의 판권료를 불과 4만달러 정도에 판매했다면 상식적으로 위조판권이라고 의심했어야 했다』며 「선의의 피해」 주장을 일축했다.

이에 대해 비디오 저작권 권리 유무를 확인, 내용확인서를 발급하고 있는 영상음반협회는 『최근 판권사고가 잇따름에 따라 판권계약서의 내용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지만 제작자가 원제명을바꿔 계약서를 제출할 경우 판권 진위 여부를 가름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에 따라 본심의를 마친 비디오에 대해 내용을 확인하거나 당월 출시작 리스트를 통해 자사 작품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저작권보호 대책이 되지는 못함에 따라 크게 고심하고 있다.

디지탈미디어의 한 관계자는 『근본적인 판권보호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이같은 사건이 앞으로 계속 터져 나올 것』이라며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모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