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와 잇몸을 모두 치료할 수 있는 3파장 치과용 레이저가 국내 기술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삼성종합기술원 생명과학연구소(윤길원 박사팀)는 3년 6개월간 파장이 각기 다른 3개의 레이저를 한 제품에 내장, 잇몸 치료와 충치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펄스형 3파장 치과용 레이저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상당한 수입 대체효과와 함께 높은 가격과 애프터서비스 기간이 긴 수입 치과용 레이저 사용상의 불편을 한꺼번에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치과용 레이저는 잇몸 치료용의 경우 Nd;YAG레이저와 CO₂레이저가 사용되고 있고 충치 치료용으로는 Er:YAG레이저가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이후 사용되기 시작했으나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으며 잇몸 치료와 충치 치료를 위해서는 각각 제품을 따로 구입해야 해 의료기관들의 장비구입 부담이 컸다.
이번에 윤 박사팀이 개발한 레이저는 잇몸 치료용 1.06미크론(1백만분의 1미터) 파장의 Nd:YAG레이저와 충치 치료용 2.94미크론의 Er:YAG레이저를 한 레이저기기에 내장하고 생체조직에서의 흡수도가 1.06미크론보다 10여배 높은 1.32미크론의 파장을 동일한 Nd:YAG레이저에서 발생할 수 있게 설계, 수술을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 세 파장은 버튼 하나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레이저의 크기도 충치 치료용(2.94미크론 Er:YAG레이저)으로 만든 단일 파장의 미국산 레이저보다 작아 기능상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연구소측은 설명했다.
이미 생명과학연구소는 지난해 6월 1차 개발과 실험을 완료한 데 이어 올 10월 2차 개발을 끝내고 삼성의료원 치과와 공동으로 잇몸 치료에 관련된 1.06 및 1.32미크론의 파장에 대해서는 동물실험까지 완료한 상태다.
이번에 개발한 치과용 3파장 레이저는 삼성GE의료기기에서 상품화를 추진, 지난 7월부터 제조기술 이관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98년 말부터 본격 양산할 예정이다.
윤길원 박사는 『치과에서의 레이저 활용은 통증이 없어 마취가 필요없고 지혈효과가 있으며 AIDS 등 감염의 우려가 전혀 없는 등 장점이 많아 세계적으로 급속히 보급되기 시작하는 추세』라며 『국내의 경우 병원 및 종합병원의 수에 비해 치과의원이 약 10배 이상 많으며 이는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기 때문에 시장은 무궁무진하며 따라서 내수는 물론 수출에도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생명과학연구소는 치아 치료에 관해 FDA가 허가한 충치 치료 외에 타 치료가 가능한 지를 집중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다.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