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항공기 개발사업 표류

중형항공기 개발사업이 또다시 표류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 등 항공기업체들과 10여개 항공기 부품업체들이 구성한 한국중형항공기사업조합은 70인승 중형 항공기를 공동으로 개발하기 위해 의향서까지 체결했던 유럽 에어(AIR)社와의 합작이 무산됨에 따라 또다시 새 파트너 물색에 나서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중형항공기사업조합은 지난해 중국과 중형기 공동개발을 추진하다 최종단계에서 조립장의 입지문제로 결렬, 에어社를 대안으로 선택했었다.

또한 국내 실무팀이 지난달 프랑스 톨루즈에 있는 AIR본사를 방문한 데 이어 중형항공기 개발 유럽 파트너인 「에어」실무진이 지난달 20일 방한, 국내 중형기사업조합 실무팀과 만나 공동개발에 필요한 법인 설립 및 개발후 판매문제 등 미합의 부분에 대해 협의해왔다.

에어는 영국의 BAE, 프랑스의 에어로 스페시알, 이탈리아의 알레니아社 등 유럽 굴지의 항공기 제작사들이 세계적으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70인승 안팎의 중형 항공기를 공동개발하기 위해 구성한 컨소시엄이다.

특히 유럽 컨소시엄 참여업체인 영국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BAe)는 70인승 중형기를 개발할 경우 기존의 58인승 항공기와 경쟁하는 기종이 새로 양산된다는 이유로 우리나라와의 중형기 개발사업을 강력히 거부해 왔었다.

그러나 이번에 에어社와도 결별함에 따라 합작 파트너를 찾기 위해 상당 시간을 허비할 수 밖에 없어 사업계획의 전면적인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조합은 합작가능한 외국의 항공기 제작회사 물색을 위해 협상단을 미국에 긴급파견하는 등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조합은 에어社와의 합작사업 결렬 가능성을 미리 감지하고 최근 미국내 20∼30인승 소형 항공기제작업체인 「페어차일드, 도니어」社와의 합작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실무팀을 파견했으나 성사 여부가 내년 3∼4월경에나 결정될 것으로 보여 사업추진이 상당 기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페어차일드, 도니어社는 미국의 페어차일드가 70인승 항공기제작을 위해 기술이뛰어난 독일의 소형항공기제작회사인 도니어社를 인수, 합병해 만든 회사이다.

조합은 페어차일드, 도니어 외에도 40인승 항공기 개발경험이 있는 브라질의 엔브레어社, 러시아의 투풀레프社, 중국 등과도 합작가능성을 모색할 방침이다.

<온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