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격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가격인가.』
최근 전기압력보온밥솥을 사러 가전양판점이나 할인판매점 등에 가보면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는 얘기다. 소비자가격은 30만원대에서 40만원대까지인데 실제 판매되는 가격은 20만원대 전후. 심지어 소비자가 39만9천원짜리가 13만∼14만원선에 거래되는 것도 있다. 게다가 매장마다 3만~4만원씩 차이가 나기 때문에 소비자가격보다 싸다고 생각하고 덜컥 구입했다간 낭패보기 십상이다.
물론 이같은 상황은 비단 전기압력보온밥솥에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매출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중소업체들이 현금확보를 위해 과다한 물량 밀어내기를 하느라 이런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어 더욱 심각하다.
전기밥솥 전문업체인 모기업의 경우 그동안 부도를 겪고 사업을 재개하는 과정에서 자금회전에 쫓겨 공급가격을 대폭 낮춰 시급히 현금확보에 나섰으나 이같은 사정을 아는 유통업자들이 가격 할인폭을 더 크게 요구해와 최근에는 생산단가 이하로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유통망과 브랜드가 취약하고 품질이 떨어지는 일부 중소업체들도 제품을 팔기 위해서는 납품가격을 더욱 낮춰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져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