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선진국 가전시장 정면 공략

그동안 동남아, 동구 등 후진국 시장을 대상으로 수출확대경쟁을 벌여온 가전업계가 최근 중점공략지역을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시장으로 전환해 현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지기업들과 정면승부에 나선다.

가전업계는 해외에서 국산 가전제품 대한 이미지가 상승한 데다 최근 환율급등으로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되살아남에 따라 지금까지 후진시장을 대상으로 한 밀어내기식 수출확대경쟁에서 탈피, 제 값을 받으면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고품질제품을 앞세워 선진시장 공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자레인지, 청소기, 드럼세탁기 등을 선진시장공략을 위한 전략상품으로 선정하고 대대적인 해외마케팅과 함께 현지인들의 기호에 맞는 제품디자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바이어들의 요구가 까다로운 전자레인지의 생산라인을 셀방식으로 전환, 다양한 제품생산으로 제품경쟁력을 확보하고 미국 타켓마스터와의 전략적 제휴 등으로 해외마케팅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또한 미국 최고급유통전문백화점인 블루밍데일스에 최고가브랜드로 판매를 시작한데 이어 친환경제품인 드럼세탁기를 개발, 일본에 이어 내년부터 미국 및 유럽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들 선진시장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현지 인기방송프로그램에 경품을 제공하고 시민들이 모이는 공원에서 시연회를 갖는 등 현지인들의 생활과 밀착된 마케팅을 본격 전개할 계획이다.

대우전자도 고품질을 기본으로 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앞세워 미국 및 유럽지역에 현지인에 의한 판매, 생산, 애프터서비스체제를 구축해 브랜드 중심의 수출을 대폭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미국시장의 경우 현지특성에 맞도록 기본기능을 강화한 중소형 제품을 개발, 자가브랜브로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선다는 계획 아래 광고비를 올해 2천만 달러에서 내년도에 4천만 달러로 늘려 브랜드 이미지을 높이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유럽지역은 브랜드세일중심의 성장전략계획을 수립해 연구개발(R&D), 생산, 판매 및 마케팅 관련 현지일관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국가별로 제품차별화를 통해 고급 브랜드이미지를 심어나가는 한편 현재 옥외광고위주에서 인쇄매체 및 전파매체를 활용한 적극적인 광고전략을 실시할 계획이다.

CIS, 중국 등 성장시장 중심의 수출전략을 전개해온 LG전자도 최근 가격경쟁력이 확보됨에 따라 TV, 에어컨, VCR, 전자레인지 등 일부 품목에 대해 미국 및 유럽지역을 대상으로 수출확대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는 거의 수요가 없지만 선진시장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창문형 에어컨의 기능을 보강해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으며 현지인들에게 친숙한 미국 인수회사인 제니스브랜드를 활용해 TV 등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물량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양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