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지원으로 성장률이 저하되고 투자가 축소되면서 내수시장의 비중이 큰 통신기기, 일반기계, 자동차 등의 생산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또 전자제품의 수출은 환율급등과 반도체 수출 증가에 힘입어 올해에 비해 증가율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산업연구원은 16일 발표한 「IMF 자금지원하의 산업별 영향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도에는 IMF 자금지원의 영향으로 소비침체, 투자축소와 함께 고환율, 고금리 추세가 유지될 것이며 공급과잉 또는 비효율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과 투자조정이 촉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별로는 내수시장의 비중이 큰 통신기기의 경우 소비심리가 위축되어 내수판매가 둔화되어 전체 생산이 올해 47.1% 증가에서 내년에는 6.1% 증가에 그치고 일반기계도 투자축소에 따라 내년도 생산이 올해보다 4.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내수시장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은 가전(내년 생산증가율 마이너스 2.8%), 일반전자(9.8%), 컴퓨터(18.6%), 반도체(22.3%) 등의 업종은 올해와 대등한 수준에서 증가율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이 가운데 반도체는 64메가D램으로의 세대교체가 본격화하고 세계 시장에서의 수요도 진작돼 전년대비 생산증가율이 올해 11.4%에서 내년에는 22.3%로 크게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연구원은 또 총수출 가운데 72.8%의 비중을 차지하는 11개 주요업종의 수출액은 올해 1천억 달러에서 내년도에는 1천86억달러로 8.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반도체는 수출증가율이 올해 1.3%에서 19.8%로 크게 높아지고 가전제품은 올해 마이너스 14.7%에서 1.0% 증가로 반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일반기계(4.5%)와 자동차(11%)의 수출증가율도 올해에 비해 소폭 높아지고 일반 전자부품(10.8%)과 통신기기(15.7%), 컴퓨터(15.7%) 등은 수출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연구원은 이같은 국내외 시장 여건으로 재고증가, 가동률 하락 등에 따른 공급과잉이 초래되고 이는 기업경영 악화로 이어져 국내외 기업간 인수, 합병에 의한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반도체는 최근 일부 업체가 신규진입 계획을 포기했으며 공급과잉 조짐이 내년까지는 지속되겠지만 국내 기업간 인수.합병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기존 업체의 증설 보류로 99년 이후 호황기에 공급부족이 초래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컴퓨터산업은 자금난 심화와 내수부진으로 중소컴퓨터조립업체의 도산이 확대되고 일반전자부품의 경우 규동종업계간 M&A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통신기기는 IMF체제하의 저성장정책에 따른 자금조달의 애로등으로 침체를 보이지만 경제가 안정될 경우 업체들의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 질것으로 예측됐다. 자동차의 경우 삼성의 신규 진입과 내수침체에 의한 가동률 하락으로 공급과잉 논의가 증폭되고 규모의 경제에 미달하는 일부 기업의 적자가 누적됨에 따라 규모의 경제에 미달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한 인수.합병과 연구개발인력, 설비, 부품공급선 등을 보완하기 위한 국내외 기업간 전략적 제휴가 활발히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서기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