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균등메모리접근(NUMA)기법의 유닉스서버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NUMA방식의 서버를 공급하고 있는 쌍용정보통신, 한국데이터제너럴, 지멘스정보통신 등이 이달 현재 집계한 공급 대수는 총 1백여대, 2백50노드에 달하고 있다.
국내업체 중 처음으로 미국 시퀀트사의 NUMA시스템(모델명 NUMA-Q2000)을 선보인 쌍용정보통신의 경우 이달 16일 현재 약 45대, 1백20여 노드를 판매했으며 지난 7월부터 NUMA시스템(모델명 아비욘 20000)을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한국데이터제너럴도 45대, 1백여 노드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최근 NUMA시스템(모델명 RM600)을 공급하기 시작한 지멘스정보통신도 약 4대, 10여 노드를 공급했다고 밝히고 있다.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된 지 1년도 채 안된 새로운 방식의 유닉스서버 공급실적치고는 기대 이상의 성적이라는 것이 이들 3사의 평가다.
NUMA방식의 유닉스서버가 이처럼 단 시일내 국내 유닉스서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NUMA시스템이 갖고 있는 설계기법(아키텍처) 상의 장점과 가격대 성능비가 우수하기 때문.
NUMA시스템은 풍부한 솔루션에 기반을 두고 있는 대칭형멀티프로세싱(SMP)기법과 확장성이 우수한 초병렬처리(MPP)기법의 장점만을 취합한 차세대 유닉스서버로 알려져 있다. 즉 NUMA시스템은 확장성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지원되는 응용소프트웨 수가 많은 SMP서버와, 확장성이 우수하지만 지원되는 응용소프트웨어가 부족했던 MPP서버의 장점을 결합함으로써 전천후 유닉스서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것.
NUMA시스템이 이처럼 장점을 지니고 있음에도 기존 업체의 견제와 새로운 기법에 대한 고객의 신뢰성 부족으로 NUMA에 쏠리는 관심만큼 매기가 일어날지는 해당업체도 자신감을 갖지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다 국내 경기부진으로 인해 은행권 및 제조업체들이 당초 계획했던 전산투자 계획의 집행을 연기하거나 축소하는 등 전산투자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그러나 올해 처음 소개된 시스템설계방식의 NUMA시스템이 1백여대나 판매된 것은 국내30년 전산역사상 이례적인 사건이라는 것이다. 국내에서 NUMA시스템이 이처럼 호응을 얻고 있는 까닭에 대해 한국데이터제너럴이 배응창 마케팅부장은 『NUMA시스템이 MPP와 SMP의 장점만을 결합, 시스템의 확장성이 우수한 데다 인텔칩 기반의 서버로 제작돼 가격대 성능비가 기존 전용 마이크로프로세서 기반의 유닉스서버에 비해 월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줄어든 전산예산 아래 전산시스템을 새로 구축하려는 금융권 및 대기업들이 기존 전용칩 유닉스서버보다 가격은 저렴하면서 성능과 확장성에서 거의 맞먹는 NUMA시스템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는 게 지멘스정보통신의 설명이다.
쌍용정보통신 시퀀트사업부의 조성철 이사는 『컴퓨터 연도표기 혼선으로 지칭되고 있는 「2000년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프로그램 수정이라는 번거로운 작업 대신 NUMA시스템을 기반으로 전산시스템을 재구축하려는 경향도 NUMA시스템 수요를 부추킨 요인 중에 하나』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NUMA시스템이 국내 유닉스서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자 그동안 「NUMA시스템」을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지 않던 한국HP, 한국실리콘그래픽스 등도 최근 자사 주력 유닉스서버인 「V2200」과 「오리진 2000」을 NUMA시스템으로 재정립, 공급에 나서고 있어 내년경에는 NUMA시스템을 둘러싼 업체간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