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회사인 공성통신전자(대표 정택주)와 장외등록업체인 한글과컴퓨터(대표 이찬진)는 대주주간 각자 보유한 주식을 교환거래함으로써 두 회사의 자본을 상호결합하는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고 16일 발표했다.
두 회사의 발표에 따르면 공성통신전자의 대주주인 정택주씨는 보통주식 24만주(지분율 7.8%)를 한글과컴퓨터의 대주주인 이찬진씨에게 매도하고,그 대가로 한글과컴퓨터 주식 12만주(지분율 15.4%)를 매수했다.국내 인수 합병(M&A)사상 양대주주가 지분교환을 통해 경영권을 이전하는 호의적 M&A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따라 한글과컴퓨터의 이찬진씨는 두회사의 제1대주주로,정택주씨는 제2대주주가 돼 이찬진씨가 공성통신의 경영을 실질적으로 관장하게 됐으며 가까운 시점에 두 회사의 통합도 추진할 방침이다.두 회사는 이번 자본제휴를 통해 공성통신의 하드웨어기술과 한컴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연구개발은 물론 영업 전반에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두 회사는 이번 전략제휴를 통해 기술을 결합한 다양한 첨단 정보통신 제품 개발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이를위해 공성이 최근 개발한 디지털위성방송수신기(SVR) 및 컴퓨터용 위성방송수신카드를 한컴과 공동기획으로 출시하고 한컴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이용,네트워크컴퓨터등 첨단 멀티미디어통신 하드웨어를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또 두 회사는 한컴의 인터넷서비스 운영기술과 공성의 위성통신 기술을 결합해 웹TV,원격교육 및 출판 등 디지털방식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한글과컴퓨터는 워드프로세서 「한글」로 유명한 국내 굴지의 소프트웨어 업체로 올해 2백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으며 공성통신전자는 페이저 등을 생산하는 통신기기 업체로 올해 약3백8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 미니해설
두 회사의 이번 전격적인 자본제휴는 기술적 한계에 부닥친 공성통신과 기존 패키지 소프트웨어 사업부진 만회가 절실한 한글과컴퓨터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특히 이번 제휴는 그동안 난망했던 것으로 여겨진 한글과컴퓨터의 직상장에 길을 터 줌으로써 한컴이 최근의 자금난등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결정적 돌파구를 제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는 이번 자본제휴에 이어 원칙적으로 통합한다는데 이미 의견을 같이한 상태로 따라서 장외동록 업체인 한글과컴퓨터는 별도의 상장과정을 거치지 않고 기업합병을 통해 자연스럽게 상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글과컴퓨터는 그동안 이 회사의 주력제품인 워드프로세서 「한글」의 판매부진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따라서 「한컴네트」매각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다.
한컴은 특히 최근 한컴네트를 삼성전자에 매각하는 협상이 실패에 돌아감에 따라 각가지 소문이 무성했으나 최근 한컴네트를 데이콤에 매각키로 한데다 이번 공성과의 제휴가 성사됨에 따라 일단 어려운 상황을 벗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한컴네트의 데이콤 매각은 현재 한컴 데이콤간 원칙적 합의가 끝나고,데이콤의 이사회 등 최종 의결과정을 거치고 있는 단계로 빠르면 이달안에 공식발표될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사인 공성통신전자가 이찬진씨에게 경영권을 물려준 것은 당초 전자부품인 데크메카니즘 생산업체로 출발,최근에는 페이저 위성방송수신기 등 정보통신 기기 분야로 구조조정했으나 소프트웨어 기술부족으로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이처럼 전격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제휴를 통해 앞으로 공성통신은 이찬진사장 체제로 전환되고 기존 정택주사장은 고문으로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것으로 전해져 소프트웨어 벤처기업 경영만 해왔던 이찬진사장이 어떤 경영수완을 발휘할 지가 주목되고 있다.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