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기계(대표 오상수)의 에어컨시장 「자리잡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에어컨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지 4년만에 에어컨 업계 3강의 위치를 확실히 다져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94년 「위니아」라는 브랜드로 공조기기 분야를 통합한 뒤 에어컨 사업 비중을 높여갔다. 가전3사보다 다양하지 못한 제품 구색으로 사업에 나섰으면서도 적절한 마케팅, 영업기법 도입으로 지난해부터 전문업체는 물론 종합 가전업체인 대우전자를 따돌리기 시작했고 올해는 확실한 3위를 차지했다.
1백35만대로 추산되는 올해 에어컨 시장에서 만도기계의 판매량은 17만대선이다. 지난해보다 5만대 이상 늘어난 수치다. 양대업체인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시장수요 가운데 1백만대를 잠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후발업체인 만도의 도약은 눈부신 것이다.
만도기계의 이같은 선전 요인은 세 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제품력과 마케팅력, 방문판매라는 독특한 영업구조다.
이 회사는 에어컨의 기본성능인 냉방능력을 강화하고 고장을 줄여 소비자들이 선택할 만한 에어컨이라는 인식 심기에 성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기상마케팅이라는 차별화된 방법으로 수요를 정확히 예측, 판매와 연결해나갔다.
기상마케팅은 시장정보와 경기동향, 소비자정보 등 일반적인 정보를 기상전망과 연계해 수요를 예측하는 새로운 개념의 마케팅이다. 그러나 만도가 궁극적인 판매신장을 이룰수 있었던 데는 고객 지향적, 고객 밀착형 마케팅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업계 최초로 냉난방 전문점을 운영하면서 과거 화장품업계에서 사용하던 방문판매 기법을 도입한 것이다. 「위니아 카운슬러」라는 조직은 제품력과 인간관계를 기본으로 해 판매를 하나둘 넓혀 이제는 어느 회사보다 단단한 판매기반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만도기계는 올들어 다양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감안, 제품 다양화를 실시했다. 현재 45개 모델의 제품군을 구축, 전문업체가 갖춰야 할 것들을 탄탄하게 갖춰놓고 있다. 또 광고홍보에도 주력, 대소비자 인지도도 크게 끌어올려 놓았다.
만도기계의 위치는 올해 실시된 두 가지 소비자 조사에 잘 나타나 있다. 서울마케팅데이터를 통해 25세 이상 59세까지 성인 4백명을 대상으로 한 소비자 반응조사에서 만도기계의 브랜드 인지도는 29%로 높지 않지만 구입희망률(32%), 광고선호도(53%) 등이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비록 자체 시장분석용 조사기는 하지만 기존 양대 가전사를 앞서고 있어 이 회사는 내년 시장에서도 상당한 실적향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회장 송인상)의 고객만족도 조사도 고무적이다. 전체만족도(73.1%), 요소별 만족도(73.5%)가 업계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최근의 판매상황, 고객인지도 등을 감안, 업계는 만도기계가 내년 시장에서 LG와 삼성을 위협할 업체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