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가 들어서면 업계간 반목과 대립으로 점철되고 있는 케이블서비스의 일대 변화가 이뤄질 수 있을까
지난 16일 한국유선방송협회 대구, 경북지부가 대구파크호텔에서 개최한 「유선방송 발전방향에 관한 정책토론회」 내용은 앞으로 케이블업계에 혁명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음을 예측케 하고 있어 주목된다.
패널리스트로 참여한 한나라당, 새정치국민회의, 국민신당 관계자 모두 방송과 통신, 특히 케이블TV의 근원적인 해결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물론 대선을 앞둔 정치성 발언일수도 있고 유선방송의 경쟁사업자인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국(SO) 사업자들의 주장이 가미되지 않았음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이날 토론내용을 전제로 한다면 중계유선방송정책은 새정부가 들어서면 누가 집권하더라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토론회는 중계유선방송사업자들의 4가지 제안을 전제로 진행됐다.
4가지 제안은 첫째, 중계유선방송의 범위를 기존의 무선방송국뿐만 아니라 방송통신위성 및 프로그램공급사(PP)가 프로그램을 개별계약 형태로 중계송신할 수 있도록 유선방송관리법을 개정해줄 것. 둘째, 유선방송 기술기준에 관한 규칙을 개정, 주파수대역을 54M∼7백50㎒까지 확대해줄 것. 셋째, 한전주의 임대사용을 법률로 양성화해 줄 것. 넷째, 중계유선방송 전송선로를 이용한 부가통신서비스를 허용해줄 것 등이다.
이에 대해 자민련 소속의 국회통신과학기술위원회 박구일 위원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현재 종합유선방송과 중계유선방송에 대한 정부정책이 형평성이 어긋난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고 전제하며 『앞으로 국회를 통해 비합리적이고 무원칙한 틀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보통신부 전파방송관리국장을 역임한 한나라당 박영일 전문위원은 『앞으로 사업제한을 철폐하는 등 공정경쟁을 중심으로 정책을 마련하겠다』며 중계유선방송사업자의 한전주 임대사용에 대해서도 『한전주는 독점적 위치에 있기 때문에 기본통신시설 임대사례를 전제로 정책을 전개, 중계유선방송이 종합유선방송국과 같은 조건으로 이를 임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국민회의 정호선 의원은 『한국전력의 케이블망과 중계유선망을 활용하고 민간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금융 지원을 확대하겠다』며 『정부조직개편 및 관련법 제정에서 중계유선방송의 양성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주장했다.
국민신당의 김재한 총재보좌역은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라는 대전제와 국민적 정보욕구 충족이라는 큰틀을 바탕으로 중계유선방송문제를 처리할 예정이며 앞으로 통합방송통신관리법의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