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품업체들은 기술력에 비해 마케팅 능력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플렉코리아는 합작선인 미 플렉리서치사가 보유한 방대한 마케팅자료를 활용해 국내 부품업체들의 해외시장 개척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IMF 구제금융 이후 국내 부품업체들이 수출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는 플렉코리아의 박용규 사장(42)은 국내 부품업체들이 해외정보에 생각보다 어두운데 놀랐단다.
『애초에는 플렉리서치가 구축한 해외정보를 국내업체들에 제공할 계획이었으나 고객들의 요구가 많아 국내 또는 국내외 고객사들간에 필요한 부분을 상호 연결시켜 해외시장 진출방법이나 거래선 알선, 채산성 없는 라인의 분할매각 등 다양한 컨설팅 서비스까지 제공키로 했습니다.』
플렉리서치는 전세계 1백여 주요 커넥터업체들은 물론 이들의 제품을 판매하는 40여개의 유통업체들, 이들로부터 커넥터를 납품받고 있는 2백25개의 유수 전자업체들, 40여개 커넥터 재료업체 등 총 1천6백개 업체를 회원사로 확보하고 이들 회원사에 대한 정기적인 조사를 통해 커넥터, PCB 등 전자부품에 대한 기술이나 상품과 관련된 업체별, 지역별, 제품별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미국의 전자부품 전문 시장조사업체다.
박 사장은 그러나 정보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모르는 고객들이 많아 안타깝단다. 『그동안 만난 고객들 중에는 모든 정보를 한꺼번에 얻으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정보가 곧 돈인데 말입니다. 이해는 되지만 정보를 덤으로 얻고자 하는 분들도 많아요. 플렉코리아는 정보를 파는 곳입니다. 고객들은 사전에 반드시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IMF 구제금융으로 M&A 등 각종 규제가 풀리면서 플렉코리아가 해외업체들에 국내정보를 노출시킴으로써 국내업체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박 사장은 이에 대해 『정보의 중요성을 아는 해외업체들은 어떤 방법으로든 국내 정보를 수집해가고 있으나 국내업체들은 독자적으로 해외정보를 수집하는 능력이 뒤떨어지거나 소홀한 게 사실입니다. 오히려 플렉코리아가 정제된 해외정보를 보다 쉽게 국내업체들에 제공하는 것이 정보화시대에서는 오히려 국익에 보탬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이 플렉코리아를 설립하게 된 동기가 재미있다. 박 사장은 그동안 오르다코리아를 설립해 이스라엘의 유대인 교육프로그램을 국내에 보급해오다 이스라엘에서 활동중인 플렉리서치와 인연을 맺게 됐다.
『교육사업인 오르다코리아나 정보사업인 플렉코리아나 한결같이 국가발전에 기여하고 싶은 심정에서 시작했다』는 말에서 느끼듯 박 사장의 이력은 이채롭다. 박 사장은 고 박정희 대통령의 종손자다. 박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일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묻자 박 사장은 『안타깝다』는 짤막한 말로 긴 여운을 남겼다.
<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