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젯 프린터 핵심부품인 헤드 제조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처음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철희 교수(전기 및 전자공학과)팀은 국내 처음으로 고해상도 프린터에 적합한 독창적인 구조와 공정을 갖는 잉크젯 프린터 헤드를 개발,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에 특허출원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한교수팀이 큐닉스컴퓨터로부터 지난 92년부터 5년간 총 9억원을 지원받아 개발한 이 제품은 노즐판을 따로 제작해 기판에 붙이는 기존 제품과 달리 반도체 공정과 같은 모노리딕공정을 도입, 노즐판을 기판에 직접 형성하는 형태로 제작하는 등 공정이 단순해 양산할 경우 생산성이 높고 불량률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균일한 노즐 크기를 형성할 수 있는 새로운 제작 공정까지 개발해 기존의 노즐보다 매우 작은 크기의 노즐도 정확히 형성할 수 있으며 잉크통에서 각 노즐로 잉크를 공급하는 통로도 제작공정을 일체화했다.
한교수팀은 현재 4인치 웨이퍼에서 균일하게 프린터 헤드를 제조할 수 있는 양산 단계의 공정 기술을 확보, 이 기술을 적용해 기존 제품(6백dpi급 수준)보다 해상도가 뛰어난 2천4백dpi급 잉크젯 프린터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관련, 한교수팀은 개발자금 지원 업체인 큐닉스컴퓨터의 부도로 양산이 어려운 점을 감안, 삼성전자, LG전자 등과 기술양도협상을 추진해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모노리딕 잉크젯 프린터 헤드의 양산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잉크젯 프린터 헤드는 프린터의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부품인데 세계적으로도 이 제조기술을 보유한 회사는 휴렛팩커드(HP), 제록스 등 4∼5개 업체에 불과하며 국내에서는 이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잉크젯 프린터 헤드가 부착된 카트리지는 고가품일 뿐 아니라 세계 수요도 올해 60억 달러에서 매년 20∼30%씩 증가해 오는 2000년에는 1백억 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HP, 제록스 등의 경우 노즐을 따로 제작해 기판에 붙이는 방식을 채용하고 있으며 모노리딕 방식의 잉크젯 프린터 헤드를 개발하기는 이번 과기원이 세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철희 교수는 『이 제품은 반도체 공정을 활용한 만큼 기존 제품에 비해 생산원가를 2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말하고 『국내 업계가 본격 양산에 나서는 내년 하반기 이후 그간 수입에 의존해온 잉크젯 카드리지를 국산품으로 대체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