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판업계, 환율급등으로 펜티엄Ⅱ 주기판 공급 일시 중단

주기판 공급업체들이 환율급등으로 인해 이달 들어 펜티엄Ⅱ 주기판 공급을 일시 중단하고 있다.

제이씨현시스템, 코리아기가바이트, 유니텍전자, IVC, 솔텍코리아 등 주요 수입주기판 공급업체들은 최근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환차손이 심각하다는 판단 아래 이달 초부터 그동안 공급해온 펜티엄Ⅱ 주기판 공급을 전면 중단하거나 공급물량을 대폭 줄이고 있다.

제이씨현시스템(대표 차현배)은 올 들어 대만 에이서의 계열사인 A오픈사로부터 펜티엄급 주기판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국내에 공급해오다 이달 들어 환율이 급등하면서 달러당 1천7백원선 안팎을 오르내지자, 심각한 환차손을 우려한 나머지 주력기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펜티엄Ⅱ 주기판 공급을 중단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당초 12월 초부터 펜티엄Ⅱ 주기판을 대량 공급할 예정이었으나 환율이 급상승하는 바람에 공급계획을 취소했다』며 『환율이 1천4백원대 미만으로 떨어질 때까지 공급을 무기한 연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코리아기가바이트(대표 김영기)는 가속그래픽포트(AGP)를 내장해 그래픽기능을 대폭 강화한 펜티엄Ⅱ 전용 주기판인 「GA-686LX」를 지난 11월부터 공급해 오다가 이달부터 급작스런 환율인상으로 인해 수입을 보류한 상태다. 이 회사는 환율인상 외에 현재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하에서 자금압박을 느낀 은행들이 신용장(L/C) 개설을 꺼리고 있어 주기판 수입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환율이 달러당 1천2백원대 이하의 안정세로 돌아서야 펜티엄Ⅱ 주기판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니텍전자(대표 백승혁)도 지난 9월부터 펜티엄Ⅱ 전용 주기판인 「MS-6111」을 대만 마이크로스타사로부터 들여와 공급해 왔으나 이달 들어 환율폭등에 따른 환차손을 우려해 수입을 잠정적으로 보류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 타이안사로부터 주기판을 공급해온 IVC(대표 윤석윤)는 AGP를 내장한 펜티엄Ⅱ 전용 주기판인 「타이거 S1692」 및 「선더 S1696」을 지난 10월부터 대량공급해 왔으나 이달부터 공급물량을 50%선까지 대폭 줄여 시판하고 있다.

이밖에 솔텍코리아(대표 김인배)는 펜티엄Ⅱ 주기판인 「SL-66A」의 공급물량을 이달부터 크게 줄였으며, 선린전자(대표 황수문)도 대만의 아수스사로부터 들여온 펜티엄Ⅱ 전용 주기판인 「P2L97」의 국내 공급을 탄력적으로 조절해나갈 계획이다.

<김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