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자 소그룹 경영계획 수립 부심

삼성그룹의 전자소그룹관련회사들이 내년도 경영계획수립에 부심하고 있다. 전자소그룹관련회사들은 외환위기로 환율이 요 며칠들어 좀 내리긴했지만 얼마전까지만해도 1천7백원대까지 오르자, 지난달말에 확정한 경영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면서 다시 원점에서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

원래 전자소그룹의 계열사들은 환율을 9백70∼9백80원대로 보고 내년도 경영계획을 수립, 이달 중순에 열릴 예정이었던 그룹경영전략회의에서 보고해 확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환율이 1천7백원대로 치솟자, 환율예상치로 세운 경영계획자체가 무의미하게 되면서 그룹측은 일정을 조정, 내년도 경영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다시 수립하도록 각계열사에 지침을 내려 보냈다. 이 지침에서 그룹측은 내년도 환율을 1천2백∼1천3백원대로 예상하고 제로베이스에서 투자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방향으로 경영계획을 수립토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전자소그룹의 계열사들은 그룹지침에 따라 경영계획을 다시 만들고 있는 데 대개 업체들마다 보수적인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전자소그룹들은 현재 각부서에 회람을 돌려 사업계획을 새로 수립해 이달말까지 취합, 내부적으로 확정하고 내년초에나 그룹측에 최종 보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환율을 1천2백원대로 예상하면서 투자를 보수적으로 해 나가기로 하고 반도체분야 이외는 극히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투자하지 않을 방침이며 특히 수출에 주력해 나가기로 했다.

삼성전관은 당초 9백70원선으로 보고 세워놓은 경영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부서별로 새로운 경영계획을 취합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는 내년도의 경영상황이 안좋을 것으로 판단, 그룹 지침대로 환율을 1천2백∼1천3백원대로 잡고 해외공장의 투자를 예정보다 늦추기로하는 등 투자를 올해보다 크게 축소할 방침이다.

또한 삼성전기는 환율을 1천2백50원으로 예상하고 직수출 등을 늘려 전체 매출을 올해보다 10∼20% 신장한 2조원대로 잡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통신부품 사업을 강화, 이 부문에서만 전체매출의 60%선인 1조2천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삼성코닝도 환율을 1천2백50원으로 보면서 불필요한 부문에 대한 지출을 줄인다는 원칙아래 투자의 대부분을 상반기보다는 하반기로 미루어 놓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전체 매출의 2%선에 못미치고 있는 직수출 비중을 대폭 키워나가는 등 수출 확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원철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