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맞아 가전제품 매기가 급랭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대부분의 백화점, 대형양판점 매장에 제품구매를 위해 방문하는 고객의 발걸음이 뜸해지고 일선 대리점에도 하루종일 평소의 절반 수준도 안되는 고객 방문으로 썰렁하기 짝이 없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서울과 인천 등지 21개 백화점 가전매장의 11월 품목별 하루 평균 판매량은 컬러TV 2백63대, 냉장고 1백72대, 세탁기 3백대, VCR 1백10대, 전자레인지 1백34대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하루 평균 판매량은 TV 1백27대, 냉장고 1백대, 세탁기 1백66대, VCR 69대, 전자레인지 75대 등으로 대부분 종전에 비해 절반 이하로 크게 감소했다.
이같은 판매량 감소는 갈수록 심화돼 14일 당일 판매량의 경우 TV 40대, 냉장고 31대, 세탁기 57대, VCR 25대, 전자레인지 26대로 평소 판매량의 20~25%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 가전사 전속 대리점들도 이달 들어 판매금액이 절반 정도로 줄어들어 하루에 2천만~2천5백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던 양천구 삼성전자 J대리점은 이달 들어 매출이 1천만원 정도 줄어든 1천만~1천5백만원의 실적을 올리는 데 그쳤다.
또 도봉구 LG전자 W대리점 역시 종전에 하루평균 1천6백~1천8백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최근에는 1천만원 미만으로 절반 정도 떨어졌다.
전자랜드21은 백화점보다 상황이 좋은 편이지만 25%에 달하는 판매감소로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용산점의 경우 지난달 23억8천만원의 매출을 올려 하루 평균 7천5백만~8천만원 가량의 가전제품을 판매했으나 이달 초부터 현재까지 이보다 25% 가량 줄어든 5천5백만~6천만원에 머무르고 있다. 또 지난달 각각 16억4천만원, 20억1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던 서울 강남점과 부산본점 역시 IMF 한파 이후 매장을 찾는 고객이 크게 줄어 25~30%의 매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전자랜드21은 18일부터 시작되는 연말세일 기간에 매출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최근 큰폭의 판매감소와 관련해 가전3사에는 IMF 체제 돌입에 따른 비정상적이 상황으로 해석하고 있다. 가전3사 영업부문 담당들은 한두 달이 지나면 판매가 어느 정도 회복돼 정상판매의 80~90%선까지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박주용·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