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여야 정권교체를 실현한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는 정보통신 정책에 그 정치적 의미 만큼이나 큰 폭의 변화를 몰고올 전망이다. 김 당선자는 19일 아침 당선 후 첫 기자회견에서 『다가올 21세기는 기존의 산업사회적 개념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새로운 시각과 패러다임으로 맞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체에 따른 극심한 투자위축이 예상되고 있지만 김 당선자의 정보통신 정책방향은 대규모 투자를 수반하는 확대 지향형이라기보다는 기존의 예산과 정책수단을 효율적으로 운용, 집행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준비된 대통령」을 주장해온 김 당선자답게 그가 펼칠 21세기 대한민국의 정보통신 정책과 비전은 「국가네트워크시스템(KONETS)전략」으로 집대성됐다. 김 당선자가 공약으로 내세운 「KONETS 전략」은 정보인프라의 확대, 정보통신산업의 국가전략산업 육성, 정보 대중화사업이 큰 틀을 이루고 있다.
김 당선자는 이를 위해 초고속정보통신망의 조기 구축과 첨단정보산업단지 조성을 적극 추진하고 기존의 통신서비스 중심 육성정책에서 과감히 탈피, 중소기업 중심의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한 부품, 단말기 등의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김 당선자는 특히 부가가치의 원천인 소프트웨어 분야를 대폭 강화, 21세기에 대응한다는 목표 아래 현재 9대1의 비율을 보이고 있는 하드웨어 대 소프트웨어의 정부투자 비중을 오는 2000년까지 5대5 수준으로 끌어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당선자는 또 정보대중화 확산을 겨냥, 「1인1PC 보유 운동」을 추진하면서 2000년부터는 컴퓨터를 초, 중, 고교의 정규 과목으로 채택하는 한편 모든 학생들에게 인터넷 ID를 부여하겠다고 공약했다. 컴퓨터 통신요금 인하정책 역시 병행키로 했다.
그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국민보급형 저가 PC 개발에 나서고 정보화촉진기금의 일부 및 통신사업자들의 출연금을 장기저리로 융자해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 당선자는 정보통신 관련 부처의 기술적 전문성을 최대한 배려한다는 방침 아래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처 등에는 기술 전문가를 보임하고 각료의 임기를 보장하겠다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그는 과학기술인 우대정책의 일환으로 「과학기술 전문가 정부기관 특채」 및 「과학기술 대사제 신설」을 공약하기도 했다.
그는 고급 전문인력 부족이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과 관련, 통신서비스부문에만 치우친 전문인력을 벤처기업에 까지 확대키로 하고 정보통신 인력의 체계적 양성을 위한 「전문 통신 10만 인력」 양성정책을 내걸었다.
김 당선자는 통일에 대비한 정보통신 정책의 최우선순위는 남북한간 정보 격차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 위성통신과 위성방송을 활용하는 한편 통일 후에는 현재 우리가 구축하고 있는 무선통신망을 확대, 접목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김 당선자는 향후 5년간 그가 이끌 정보통신분야의 비젼을 「국가네트워크 전략」으로 담아냈지만 『21세기 정보시대에는 대통령의 정보 의지가 국가 경영에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