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시사전문MC 이훈주(42)씨. 그는 화학박사나 사장님이라는 직함보다 정보시사프로그램 전문MC로 불리는 것을 더 좋아한다. 한 기업의 대표이자 약리학 분야의 전문가지만 그가 진정 좋아하는 것은 방송이다. 그에게 있어 방송은 곧 생활이고 목표이기 때문이다.
교육방송의 인기 교양프로그램 「지금은 정보시대 (금 8시~8시50분)」에서 MC를 맡고 있는 이훈주씨는 스스로를 「정보전도사」로 자처한다.
그가 무려 16개월동안이나 한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장수할 수 있었던 데는 정보전도사라는 그의 소신이 다른 누구보다도 확고한 데 따른 것이다.
『전 국가적으로 정보화의 열기가 뜨거운 지금 방송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보화를 주제로한 프로그램의 육성이 필요하고 이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전문 MC는 필수적이지요』
정보시사전문MC라는 직함에 걸맞게 정보화와 방송이란 주제를 맞아 그의 어조는 사뭇 진지하다. 정보와 물질의 부조화가 만연하는 지금 제대로된 정보 프로그램과 전문적 지식을 수반한 전문MC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시청자들에게 정보화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교양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현재 방송 프로그램들이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일회적이라는 지적도 빼놓지 않는다. 연예프로그램에 밀려 교양 프로그램들은 설 자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사실 화학박사이자 약리학 분야 전문가라는 이력과는 어울리지 않게 그가 정보시사전문MC로서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는 바로 이 교양프로그램에 대한 그의 인식에서 비롯됐다.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지난 80년대 말 그는 방송과 정치학 전문가인 모리슨박사와의 만남을 통해 한국에는 교양프로그램이 지극히 적다는 문제의식을 품게 됐다.
지난 93년 박사과정을 마치자마자 그는EBS에 교양프로그램의 중요함을 역설하는 편지를 썼고 다음해 8월에는 여의도를 기반으로 교양프로그램 전문 프로덕션까지 만들었다. 플로리다대 의과대학에서 포스트닥터를 하던 당시 교수발령을 앞두고 있었지만 방송 외에는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더라고 그는 회고한다.
두 차례에 걸친 프로덕션 부도와 방송사 영상번역 작가로서의 생활을 거쳐 그는 지난 96년 4월부터 임상실험을 기획, 대행해주는 신약개발컨설팅사의 대표로 자리를 잡았다. 치매증 치료약 물질특허 보유자이자 약리학 전문가답게 그의 회사 CCI는 국내 유일의 신약개발컨설팅사로써 나름대로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시민의 소리를 담아내는 방송국의 주인임을 희망하고 있다. 사람들이 정보화 마인드 고취에 앞장서는 정보시사전문MC로 자신을 기억해 주기 바라며 미래에는 교양시사문제전문 방송국의 주인이 되기를 소망한다.
『방송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위의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보화시대에 맡겨진 방송의 사회적 역할과 정보시사전문MC의 중요성에 대한 생각은 결코 변할 수 없다고 봅니다』
21세기 정보화 사회의 안내자로써 정보전도사라는 그의 소신은 결코 저버릴 수 없다는 것이다.
<김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