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국내 영화시장은 일단 「접속」, 「창」, 「편지」, 「올가미」 등 오랜만에 한국영화들이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할리우드의 여름 대작영화들이 가을로 접어들면서 종영한데다 「스크림 2」, 「플러버」, 「나홀로 집에 3」, 「아미스타드」, 「에일리언 리서렉션」, 「아나스타샤」, 「쟈칼」 등 할리우드 겨울영화들의 공세가 본격화되기 전의 틈새를 한국영화들이 점령하고 있는 것이다.
장윤현 감독의 「접속」과 임권택 감독의 「창」은 지난 9월 추석시즌에 개봉한 후 주상영관들이 연장상영을 거듭하며 최근까지 장기흥행하고 있다.
「접속」은 서울관객 80만명을 넘어섰고 오리지널사운드트랙 음반도 60만장 이상 팔리는 등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최대의 흥행작이다. PC통신을 통한 사랑이라는 신세대 감각의 소재,한석규라는 대형스타의 캐스팅,단편영화로 역량을 다진 장윤현 감독의 연출력 등이 어우러지면서 전국 2백만여명 관객동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창」은 최근까지 서울 46만여명,전국 1백만여명을 동원하고 있다. 이 영화는 지난 90년대 초 「장군의 아들」시리즈,「서편제」로 서울관객 1백만명시대의 포문을 열며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떠올랐으나 이후 침체에 빠져있던 임권택 감독과 지난해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배우생명을 위협받던 신은경의 재기작이다.
이외에도 김성홍 감독의 「올가미」가 최근까지 서울관객 16만여명을 동원했고, 이정국 감독의 「편지」가 지난달 22일 개봉한 후 단 2주 만에 서울관객 37만여명을 동원하면서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특히 「편지」의 경우 최진실,박신양의 죽음을 초월하는 사랑연기와 아름다운 영상으로 관객들을 눈물로 정화한다는 평론가들의 호평속에 장기흥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종영한 SKG드림웍스의 「피스메이커」가 서울 46만여명,지난달 29일 개봉한 월트디즈니의 「스타쉽 트루퍼스」가 서울 30만여명,지난달 15일 개봉한 워너브러더스의 「콘택트」가 서울 14만여명을 동원하는 등 할리우드 영화들의 저력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미국지역 박스오피스 10위권에 들고 있는 할리우드 겨울영화들도 속속 한국시장에 상륙할 예정이어서 적지않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미국전역에서 이달 12일∼14일 사이에만 3천9백20만달러의 티켓판매실적을 올려 흥행 1위를 기록한 「스크림 2」를 비롯해 같은 기간 6백90만달러를 벌어들인 「플러버」,「포 리처 오어 푸어러」(6백만달러),「나홀로 집에 3」(5백10만달러),「아미스타드」(4백60만달러),「레인메이커」(3백40만달러),「에일리언 리서렉션」(3백30만달러),「아나스타샤」(3백20만달러),「쟈칼」(2백50만달러)등의 영화들이 연말연시 한국시장을 겨냥해 장전중인 것이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영화계 역시 연말연시를 겨냥한 몇 편의 영화들이 준비되고 있어 만만치 않은 반발력을 선보일 것』이라며 『이황림 감독에 박중훈,김지호가 출연하는 「인연」과 여균동 감독에 문성근,황신혜가 출연한 「죽이는 이야기」등의 영화들에 기대를 걸어본다』고 말했다.
<이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