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소그룹, 임원 인사 "명암"

그룹임원인사에는 항상 빛과 그림자가 있다. 모든 사람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사람이 있는 가하면 한편에선 쓸쓸하게 무대뒤로 퇴장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지난 20일에 발표된 삼성그룹의 임원인사 가운데 전자소그룹의 계열사간에 명암도 크게 엇갈렸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관은 많은 임원들이 옷을 벗은데 비해 삼성전기와 코닝은 상대적으로 덜 피해를 보았다.철저한 실적을 물어 인사를 단행했다는 그룹의 방침이 이번에 계열사의 실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번인사에서 50여명이 넘게 승진한 반면 중남미 총괄의 K부사장과 영상사업부의 K전무등 40여명가량의 임원이 옷을 벗었다. 특히 전자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점을 그대로 반영,가전부문의 임원들을 대거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삼성전관의 경우도 실적이 좋지 못한 데 따라 임원의 승진과 사직이 비슷한 선에서 이루어졌다. 두껑을 열어다보면 조직이 축소되면서 임원자리가 그만큼 감소하게 됐다.

이번 인사에서 승진된 박영화부사장이 전자로 옮기는 등 관계사로 전출된 임원과 함께 옷을 벗은 임원이 S이사등 9명에 달해 실제로 임원수가 줄어 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삼성전기와 코닝은 표정관리에 들어갈 정도로 실적만큼 대우를 받아 이번 그룹인사태풍에서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전기의 경우 승진이 11명에 달하는 반면 옷을 벗은 임원은 L이사등 4명에 불과하며 코닝도 실적이 썩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예상외로 승진만 6명있을 뿐 퇴임하는 임원이 한사람도 없다.

그러나 이번 그룹임원인사가 예전과는 너무나 틀리는 데 대해 당혹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예전의 경우 실적이 나쁘면 물러나는 게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인사에 대해 수긍하는 편이었다.

이에반해 올해의 경우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인사대상에 포함됨으로써 오히려 사회분위기와 맞물려 조직분위기만 헤치고 있다라는 지적이다.

특히 한때 능력을 인정받고 잘나가던 임원들이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로 준비도 안된상태에서 갑자기 자리를 떠나고 있다. 반면에 로열패밀리나 그룹비서실출신등은 실적과 상관없이 자리를 지키거나 승진되고 있다.

따라서 떠나는 사람이나 남는 사람이나 샐러리맨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 그룹임원인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전자소그룹은 다시한번 조직의 축소바람에 휩싸이게 되어 이래저래 올연말은 뒤숭숭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철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