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격동의 한해 부품업계 올 10대 이슈 (7);부품가격 폭락

올 한해 부품가격하락은 상상을 초월해 「차라리 생산을 하지 않는 것이 손해를 덜 보는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모든 부품업체들은 올해 가격폭락으로 몸살을 앓았는데 생산성 향상 및 원가절감에 의해 부품업체들이 자발적으로 가격을 낮춘것이 아니라 세트업체들의 인하압력에 따라 타율적으로 낮춰진 것이 올해 부품가격 폭락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부품가격의 하락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올해의 가격하락폭이나 가격인하요구 횟수 등은 예년의 단순한 가격인하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오디오시장의 침체가 계속된 가운데 올해에는 그동안 일반 부품시장의 신장에 견인차 역할을 해온 TV시장이 생산기지의 해외이전 가속화와 내수시장 부진으로 크게 위축된 것과 모니터의 대외경쟁력 제고를 위한 움직임의 본격화가 부품가격 하락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따라 예년의 경우 연 1회 정도 있었던 세트업체들과의 가격조정이 올해는 반기마다 이뤄진 예가 많았고 인하폭도 종전에는 10% 이내였으나 올 들어서는 20%선의 인하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같은 가격인하 부담은 앞으로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게 부품업계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예측이다.

컬러 TV 및 모니터의 핵심부품인 DY의 경우 CPT용의 주력제품인 20인치의 경우 연초 대비 5% 가량의 하락폭을 기록한 반면 CDT용 주력품인 15인치는 35% 가량의 높은 하락폭을 나타냈으며 FBT의 경우도 주력기종인 15인치용의 경우 연초에 비해 23%로 적지않은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콘덴서부문에서는 전해콘덴서가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는데 주력품목인 5파이 제품은 업체별로 7~10%의 하락폭을 보였다. 또한 MF콘덴서는 4~15%까지 인하됐고 그동안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바닥세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마일러콘덴서의 경우 연초 인하폭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항기부문에서도 6분의1W, 8분의1W급 탄소피막저항기의 경우 연초에 비해 약 30%, 4분의1W급 제품도 20%선의 하락폭을 보였으며 단면PCB도 연초 대비 10% 가량 가격이 인하됐으며 최근에도 가격인하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컬러TV 및 모니터용 트랜스포머 가격도 업체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연초에 비해 현재 20% 가량의 큰 폭으로 내려갔으며 브라운관도 기종에 따라 지난해같은 기간에 비해 최저 3.9%에서 최고 37.5%까지 하락했다.

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이 해외업체와의 경쟁에서 뒤져 입은 손해를 부품의 가격인하로 보전받으려 한다』며 『제조원가를 줄이기 위해 중소기업에 부담을 전가하기 보다는 대기업이 나서서 제품설계 및 제조공정을 개선,부품의 표준화를 추진해 부품제조원가를 줄일 수 있도록 해 자연스럽게 가격을 인하하는 등 상호협조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권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