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컨버터, 공급 가격 인상 추진

케이블TV용 가입자 장비인 컨버터 공급업체들이 대대적인 가격인상을 추진, 케이블TV업체들과 갈등을 빚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 태평양시스템, 대륭정밀등 컨버터 공급업체들은 최근의 환율폭등으로 전체 제조원가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부품의 수입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점을 감안,컨버터의 국내 공급 가격을 대폭 인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이미 대한전선은 환율폭등에 따른 재료비 인상과 인건비 상승등을 이유로 컨버터 공급 가격을 내년 1월부터 지금보다 50% 가량 오른 18만원선에 공급한다는 방침 아래 기존 거래선인 1차 SO에 가격 인상안을 통보해 놓은 상태다.

미국 제니스로부터 핵심부품을 조달받고 있는 태평양시스템 역시 종전의 공급 가격으로는 채산성을 맞추기가 힘들다고 보고 내년부터 컨버터 공급 가격을 인상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SA사로부터 핵심 칩을 수입중인 대륭정밀은 현재 컨버터의 핵심 칩을 상당 물량 재고로 확보하고 있는데다 2차 SO에 대한 신규 계약이 저조한 점을 감안해 우선 당장 컨버터 가격을 인상하지는 않을 계획이나 역시 장기적으로는 환율인상에 따른 제조원가 상승으로 컨버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컨버터 시장 동향과 경쟁업체들의 움직임을 보아가며 가격 인상 폭을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와 함께 핵심 원자재를 일본과 미국등에서 수입하고 있는 삼성전기와 LG전자부품등 대기업들도 환율폭등에 따른 인상 요인을 안고 있으나 내년 개국 예정인 2차 SO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현재로선 컨버터 공급 가격의 인상에 매우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2차 SO에 대한 공급 계약이 어느 정도 확정되고 재고가 소진되면 컨버터 가격의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컨버터 업체들이 공급 가격을 올릴 경우 이들 업체들로부터 컨버터를 공급받고 있는 1차 SO들의 컨버터 신규 조달 관련 비용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O들은 일부 컨버터업체들의 가격인상 통보에 큰 불만을 표시하고 있어 가격인상 대열에 가세하는 업체가 늘어남에 따라 SO와 컨버터 업체간에 컨버터 가격 인상을 둘러싼 논란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장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