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상가문제가 어떻게 되고 있나.
선인산업의 부도로 공중분해 될 위기에 처해 있던 선인상가가 상인들의 자구노력으로 대책위원회(위원장 고광철)가 설립되면서 늪에 빠진 상가를 구해 내기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선인상가 대책위원회는 최근 임시회의를 갖고 그동안 진척된 상황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논의를 펼쳤다. 이날 모임에서는 선인상가 대책위원회가 가닥을 잡은 상가 공동명의 인수가 주요 의제로 선인상가 상인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선인상가 공동명의 인수는 선인상가에 대한 법원의 경매처분시 상가 공동명의의 회사를 설립해 상가를 인수하는 방법이다. 현재 선인상가의 낙찰가격은 대략 5백억원선이다. 이 경우 입주상인들에게 부담되는 금액은 3천만원선. 1천2백50여명의 임차인이 공동부담해 상가를 공동소유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책위원회측은 변호인과 관련법규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또 이날 모임에서는 그동안 선인상가 컴퓨터업체 상인들의 모임인 선인컴퓨터플라자와 부품유통업체 상인들의 모임인 선인상가 번영회가 하나의 조직으로 합치기로 합의했다. 명칭은 「선인상가 발전협의회」. 위기에 처한 상가를 구하는데 분할된 조직이 득이 될게 없다는 생각에서이다. 「선인상가 발전협의회」의 회장에는 홍광택씨기 선임됐다.
따라서 선인상가의 굵직한 조직으로는 외치의 「선인상가 대책위원회」와 내치의 「선인상가 발전협의회」로 양분됐다. 이미 부도난 선인산업에 대한 임차보증금 회수가 어려운 상태에서 상인들은 영구임대로 전환하면서 안정적인 영업을 구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임을 인식하고 있다. 죄초 위기에 처한 「선인호」를 구하는데 컴퓨터, 부품 가릴 것이 없이 공동의 협의체를 구성하는 당연한 귀결로 받아들이고 있다. 여기에 상가의 존속 문제에 대한 상인들의 관심이 일방적으로 쏠리다보면 정작 영업에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의 대상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러한 점에 비춰 볼때 선인상가의 결속은 오히려 예전보다 더 단단해 졌다. 예전의 조직이 업종별 단합을 위한 조직이었다면 현재의 조직은 상가 전체를 조직이라는 것이다. 대책위원회가 공동상가 설립을 위한 대외적인 활동에 전념하고 발전위원회는 내부의 결속을 다지는 조직체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직까지 결과가 나온 상태는 아니다. 상가 공동명의 인수로 가닥을 잡는다해도 풀어야 할 문제는 산적해 있다. 개인사업체가 아닌 이상 뜻을 한 곳에 모으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사정도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가야할 방향이 정해졌고 내부의 조직도 구축됐다면 앞으로의 과제는 「힘의 결집」만이 남았다.
「선인호」의 항해일지가 어떻게 적혀질지 용산전자상가 상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