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은 IMF한파로 국내 전광판 경기가 급속히 냉각됨에 따라 전광판 업체들이 이의 타개책으로 수출위주의 사업계획을 수립, 이제 전광판사업도 본격적인 해외매출시대를 개막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년도 국내 전광판 경기가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사업계획을 수립했던 전광판 업체들은 IMF영향으로 최근 전광판 계약이 지연되거나 아예 무산되는 경우가 속출하자 내년도 사업계획을 전면 재검토, 수출 중심의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인보우비전은 지난달 사업계획 수립시 내수와 수출 비중을 5대5로 잡았으나 최근 3대7로 수출 비중을 높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내년 매출액 가운데 내수 비중이 30%만 달성해도 성공적이라고 판단한다』라며 『다행히 타업체보다 일찍 해외로 눈돌려 해외에서 문의가 늘고 성사단계에 도달한 계약도 몇건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본에 전광판을 수출한 대한전광은 아직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수립하지 않았으나 내년 전체 매출액의 70% 이상이 해외 매출 부문에서 얻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내수중심에서 수출위주의 영업방침을 수립했다.
에이텍도 당초 내년 수출 비중을 40%에서 크게 높인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관계자는 『연초부터 진행했던 수출드라이브 전략이 최근 들어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라며 『내년에는 해외 매출 여부가 국내 전광판 업체들의 사운을 결정짓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C&C는 벤처캐피탈 유치로 파이낸싱까지 제공하는 형태의 수출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유림미디어는 내년 전체 매출액의 60% 이상을 해외에서 달성하기로 하고 해외전시회 등에 참가, 이름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이처럼 국내 전광판 업체들이 수출위주의 사업계획을 수립함에 따라 해외시장에서 국내 업체들간의 과당경쟁으로 인한 제살깍아먹기식의 출혈경쟁에 대한 우려도 일부에서 지적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수출물량 수주건과 관련, 국내 업체들과 부딪치는 일이 종종 발생하며 이럴경우 비상식적인 수준으로까지 가격이 떨어져 결국 수주한 업체도 손해를 보게 된다』라며 『업체간에 가격 가이드 라인설정 등 과당경쟁 방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유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