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컴업계, 매출 "제자리 걸음"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의 올해 매출실적이 다소 부진할 것이라는 연초의전망이 현실로 나타났다.더구나 연말들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원화환율 상승과 국제통화기금(IMF)한파가 외국계중대형 컴퓨터업체들에도 몰아닥침으로써 내년도 사업전망마저 어둡게하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주요 외국계 중대형컴퓨터업체를 대상으로 분석한 올해 매출 실적을 보면 대다수 업체들이 전년에 비해 10%선 안팎의 매출 신장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일부 업체의 경우는 지난해와 엇비슷한 매출 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시장진출 이후 처음으로 올해 「매출 1조원대」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HP는 중대형컴퓨터부문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10%가량 증가한 약 2천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있다.특히 워크스테이션 판매실적은 지난해와 비슷한 4백50억원 정도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한국디지탈은 64비트 시스템으로 올해 주가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매출실적에 있어선 지난해보다 별로 나아진 게 없다는 것이 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올해 한국디지탈의 중대형컴퓨터 판매실적은 지난해보다 5% 정도 늘어난 1천3백억원 남짓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중 유닉스 서버 판매실적은 지난해와 거의 엇비슷한 9백억원 정도에 머물고 있다.

메인프레임중심에서 윈도NT서버 중심으로 사업의 무게 중심을 옮겨가고 있는 한국유니시스도사정은 마찬가지.한국유니시스는 올해 지난해와 비슷한 1천1백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잠정추계되고 있다.특히 메인프레임 판매실적은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7백50억원 정도에달한다고 이 회사 관계자는 설명하고 있다.

한국실리콘그래픽스는 유닉스 서버 부문에서는 판매실적이 다소 늘었으나 주력 사업인 워크스테이션부문에서 지난해와 비슷한 판매실적을 기록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5백억원정도의 매출실적을 기록하게될 것이라고 이 회사 관계자는 밝혔다.

한국NCR은 국내 진출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NCR의 설명에 따르면 올해 주력제품인 유닉스서버 판매실적이 지난해보다 줄어들어 전체적인 중대형 컴퓨터판매실적도 지난해 수준에 못미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중대형컴퓨터업체들이 올해 매출 실적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가운데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한국후지쯔,한국데이타제너럴 등은 나름대로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올해부터 본격 시작한 유닉스서버사업의 활기에 힘입어 중대형 컴퓨터부문에서 지난해보다 약 40% 정도 늘어난 1천4백억원 정도의 매출 실적을 올린 것으로추정되고 있다. 다만 이 회사도 올해 워크스테이션 판매 실적은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후지쯔는 올해 중대형컴퓨터부문의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25% 정도 늘어난 약 7백억원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올들어 사업을 크게 강화한 유닉스서버의 판매호조가 매출신장을 뒷받침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올해 비균등메모리접근(NUMA)방식 유닉스 서버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한국데이타제너럴도 지난해보다 약 30% 정도 늘어난 2백50억원 상당의 중대형컴퓨터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밖에 한국IBM을 비롯한 중대형컴퓨터들 모두 올해 판매실적인 지난해에비해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중대형컴퓨터업체 관계자는 『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국내 경기가 급랭하고 있는 가운데 이 정도매출 실적을 올린 것 만도 다행』이라고 해석하면서 『내년에는 대다수 국내 진출 외국계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공산이 크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