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연연구소들이 독자적으로 개발, 보유하고 있는 첨단기술 수출을 적극 추진하는 등 국제통화기금(IMF)시대에 대응한 민간업체들의 수출총력체제가 과학기술계로 확산되고 있다.
26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소, 한국기계연구원, 전력연구원, 한국전기연구소 등 출연연구소들은 IMF한파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첨단기술을 직접 수출하거나 외국기업과의 공동사업 형식으로 간접 수출키로 하고 수출대상 기술목록을 마련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정부 출연연구소들이 개발한 일부 연구 성과물들이 국내업체들의 기술력 부족과 자금난으로 사업화가 제대로 안되고 있는 데다 해외특허를 출원받아 놓고도 소극적인 기술판매로 기술수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민간업계가 개발한 연구성과물들의 경우 고액의 기술료를 받고 선진국에 수출되고 있는 반면 정부출연연구소들의 연구성과물들은 제대로 사업화가 안되고 있다는 분석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출연연구소들은 그동안의 연구성과물을 중심으로 연구성과가 뛰어난 데도 국내 기업들이 사업 위험성을 감안해 기술을 이전받기를 꺼리는 기술과 국내 기업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기업화가 되었으나 제대로 사업이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기술 등을 중심으로 기술수출대상목록을 작성, 외국업체들을 대상으로 특허 등 기술 수출이나 외국업체와의 공동사업화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내년부터 광전자, 반도체 등 전자정보통신 분야와 의공학 분야를 중심으로 수출을 본격 추진키로 하고 현재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보유 기술 파악과 함께 해외의 기술수요 파악에 나섰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특히 기업과의 공동연구과제 중 국내기업이 사업화하지 못하고 있는 분야의 경우 외국업체와의 기술지분 참여 형태로 사업화에 참여한다는 전략도 세워 놓고 있다.
지난 91년 중국 핵동력운행연구소에 대한 기술수출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백50여만 달러어치 기술을 수출해 온 한국원자력연구소도 세계 처음으로 개발한 연구용 원자로 핵연료와 원전 감시시스템을 대상으로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소는 미국 알곤국립연구소에 50만 달러 규모의 핵연료의 원심분무장치의 수출을 매듭짓는 등 오는 99년 이후 연간 2천만 달러 어치 이상의 국산 핵연료 및 관련 기술을 수출할 예정이다.
한국기계연구원도 고효율 전기집진기 관련 기술 등 연구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독자기술 3∼4건을 해외에 수출한다는 방침 아래 대상기술을 물색중이며 전력연구원은 배전자동화시스템 등 자체 개발한 연구성과물들을 중국, 미국 등 전력회사에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밖에 전기연구소도 내년중 전력용반도체기술, 초전도MRI관련기술 등 4∼5건의 기술수출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정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