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브라운관 속의 방송화면을 모니터로 옮겨놓는다는 인터넷 방송.
지난 7월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개국한 메가미디어의 「M2스테이션」을 비롯, 사조커뮤니케이션의 「큐넷온라인」, 시에스소스사의 「CS캐스트」, KMTV의 「KM스테이션」 등 인터넷 방송국들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PC통신 천리안도 98년부터 자사 인터넷서비스에 방송프로그램을 곁들인다는 계획까지 포함하면 곳곳에서 인터넷 방송 관련 얘기들이 꼬리를 잇는다.
하지만 실제 인터넷 방송사이트에 접속한 네티즌들은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어 과연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혼란스럽기만 할 뿐이다.
24시간 언제 어느때나 신속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인터넷 방송국들의 선전문구와는 달리 인터넷 방송의 개념부터 흔들린다는 것이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TV방송 수준에 못미친다는 점이야 접어두고서라도 인터넷 방송이란 도대체 어떤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인터넷 방송 사이트에 접속한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지적하는 점은 접속을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또 기껏 접속됐다 하더라도 준비된 프로그램을 한번 맛보기는 더욱 어렵다. 컴퓨터에 어떤 이상이 생겼나 컴퓨터를 껐다가 다시 접속해 보지만 결과는 마찬가지다. TV방송처럼 전원을 켜자마자 프로그램을 곧 시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네티즌에게는 이유를 불문하고 짜증만 앞선다.
인터넷 방송에 접속한 네티즌의 또다른 불만은 인터넷 방송이 담고 있는 프로그램의 빈약함이다. 오래 기다린 후에야 간신히 보게 된 프로그램이 일단 기대에 못미친다는 것이다. 개국 초기의 어설픔을 일단 감안하더라도 네티즌에게는 오랜 인내와 기대가 보상받지 못할 허탈함으로 자리잡는다.
실망스럽다는 네티즌의 이같은 반응에 대해 인터넷 방송국의 관계자들은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방송 초기 상태라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이 안정화돼 있지는 못하지만 네티즌이 인터넷 방송의 개념을 잘못 알고 있다며 이들은 난색을 표한다.
기존 공중파나 케이블TV의 경우 광범위한 대중에게 획일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광범위(Broad) 방송이지만 인터넷 방송은 차별화된 계층을 대상으로 틈새를 공략하는 협의의(Narrow) 방송이며 틈새방송이라는 것이다.
초고속망이나 위성과 같은 사회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공중파 방송의 품질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며 개국한 지 길어야 6개월도 채 안된 상태에서 품질을 논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이들은 설명한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이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인터넷 방송국들이 보편화돼 있지만 기존 공중파 방송의 시각으로 평가받고 있는 곳은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네티즌을 실망시킨 근본 이유는 인터넷 방송이 궤도에 오른 것처럼 과대광고하는 일부 업체의 얄팍한 상흔이 문제라고 이들은 지적한다.
큐넷온라인의 윤지상 팀장은 『인터넷 방송은 국가기관으로부터 별도의 허가를 받지 않고도 누구나 만들어 볼 수 있는 자유매체』라고 설명하고 『기업은 물론 개인방송국도 잇따를 전망이며 이들의 경쟁력은 콘텐츠 제작능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