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LG인터넷 이양동 사장

LG인터넷의 이양동 사장(37)은 올 연말연시가 그 누구보다 바쁘고 분주하기만 하다. 갑자기 불어닥친 나라 안팎의 변화로 누구나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겠지만 해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그의 분주함은 유별나다.

그의 일정 속에는 새해에 대한 희망과 설계가 담겨 있다. 97년보다는 98년을, 98년보다는 2000년에 대한 청사진으로 그는 가슴 벅차게 한해를 마무리짓고 있다.

지난 7월 LG인터넷에 몸담을 당시부터 이 사장은 30대 사장의 전격 발탁이라는 제목으로 숱한 화제를 뿌린 바 있다. 취임 6개월째로 접어드는 지금 그가 만드는 또 하나의 화제는 파격적인 인터넷 미디어의 구현이다.

오는 98년 2월 일반인에게 공개될 「채널아이」 서비스를 준비하며 그는 요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닌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모두가 안으로 안으로 움츠러들고 있는 요즘 이 사장은 이달 들어서만도 4건이 넘는 사업전략을 공개했다.

LG인터넷이 채널아이 서비스와 관련, 최근 공개한 내용은 엔터테인먼트와 원격교육이다.

엔터테인먼트 부분에서는 「디아블로」와 「레드 얼러트」 등으로, 전세계 게임 마니아들을 열광시켰던 미국의 앰패스인터액티브사와 인터넷 게임 「엠플레이어」에 대한 독점계약을 체결, 관련업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원격교육으로는 인터넷으로 실생활에 활용 가능한 정보기술 및 언어교육을 실현한다는 목표로 서울대, 방송대와 제휴협정을 맺었다. 또 에임퀘스트사 및 아이패스사 등과의 제휴로 「채널아이」 ID만으로도 전세계 1백50여개국 1천8백여 도시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글로벌 로밍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는 LG인터넷만이 선보일 수 있는 파격 중의 파격이다.

아직 공개는 안했지만 통신상에 마련된 멀티미디어 저작도구와 그래픽 제작시스템을 이용, 누구나 자신의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홈페이지 갤럭시」 서비스도 준비중이며 엔터테인먼트 성격의 인터넷 방송도 곧 선보일 계획이다.

이밖에 56급의 다이얼 업 접속서비스 및 전용선과 케이블TV, 위성통신망으로 발전하는 고속 인터넷 서비스, 기업 대상의 인터넷폰/팩스 서비스와 가상사설망(VPN) 서비스도 구상중이다.

서비스를 앞두고 이 사장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가입자 확보다. 불황 때문에 처음 목표치인 18만 가입자에는 못미친다 하더라도 준비해놓은 서비스들을 충분히 즐겨줄 통신인의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98년을 앞두고 이 사장은 일정대로 무사히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기를 소망한다. 가입자 확보를 위한 묘책을 발견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로 온라인 시장에 돌풍까지 일으킨다면 일단은 만족점수를 줄 것이다.

『경제가 회복돼 예측가능한 사업환경이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기업인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바이겠지만요.』

오는 98년 1월 15일부터 LG인터넷의 「채널아이」는 LG그룹 전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내 통신망을 탄다. 내부 수정작업을 거쳐 2월 15일부터는 일반인 대상의 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이다.

97년과 98년의 교차로를 누구보다도 바쁘게 보내고 있는 이 사장의 노력들이 어떻게 표출될지 정말 궁금하다.

<김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