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컴퓨터서적 출판계 결산]

97년 컴퓨터분야 출판계는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도 평년작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시리즈물이 주도하는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실용적인 내용의 책이 많이 팔린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인터넷 붐을 타고 인터넷 관련 책들이 두각을 나타냈으며 포토숍 등 컴퓨터 활용 기초를 넘어 응용분야 관련서적이 예전에 비해 베스트셀러에 많이 올라와 있어 전반적으로 컴퓨터 이용자층이 두꺼워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굴지의 서점인 교보문고와 종로서적이 최근 발표한 「97년 국내서적 판매동향」에 따르면 올 초 한보, 김현철사건에 이어 기아사태 등 정경유착 대형 비리로 인해 국민의 관심이 정치권에 집중되고, 여기에 박찬호열풍과 월드컵 5회 연속 진출 등은 책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벌어지게 하는 요인으로 등장했다.

특히 하반기 들어 대기업 부도 등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은 출판계에도 이어져 올해 출판계는 최악의 불황의 한해를 기록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컴퓨터 관련 출판물은 학습지와 경제물, 외국어서적에 이어 4위의 판매액을 기록하는 등 기염을 토했다.

종합 베스트셀러 50위권에는 교보문고의 경우 3종, 종로서적 4종이 컴퓨터 관련서적으로 집계되는 등 이제는 컴퓨터물도 대중적인 서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살펴보면 교보문고의 경우 15위에 오른 「안녕하세요 한글윈도우95 길라잡이(정보문화사)」와 32위를 차지한 「할 수 있다 한글윈도우95(영진출판사)」, 46위인 「멀티미디어 홈페이지 만들기(한국컴퓨터매거진)」 등이며 종로서적은 「안녕하세요 한글윈도우95 길라잡이」가 20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30위에 「할 수 있다 한글윈도우95」, 43위 「멀티미디어 홈페이지 만들기」, 45위 「할 수 있다 한글엑셀95(영진출판사)」 등이다.

이들 서적은 출판사들이 사활을 걸고 추진한 자사 시리즈물로 예년에 연예인을 통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컴퓨터 기초서적보다는 컴퓨터를 이용한 실용적인 분야 관련서적이 대부분이어서 점차 컴퓨터 이용자층의 실력이 향상되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교보와 종로에서 발표한 컴퓨터서적 연간 베스트셀러 20위를 보면 시리즈물의 강세 속에 영진출판사 등 컴퓨터전문 출판사들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내용별로는 1∼3위까지는 교보와 종로서적이 똑같이 「안녕하세요 한글윈도우95 길라잡이」와 「할 수 있다 한글윈도우95」 「멀티미디어 홈페이지 만들기」가 차지했다.

그러나 「인터넷 무작정 따라하기(길벗)」의 경우 교보에서는 4위를 차지한 반면 종로에서는 18위를 차지, 심한 차이를 보였으며 「한글윈도우95 따라하기(아이콘)」와 「할 수 있다 인터넷(영진출판사)」, 「포토샵 4.0 가루내기(한뜻)」 등 한곳에서만 베스트셀러에 올라있는 서적이 상당수에 이른다.

출판사별로는 영진출판사가 교보에서 5권, 종로에서 4권의 서적이 올라있어 가장 많았으며 길벗(교보 4권, 종로 1권), 정보문화사(교보 2권, 종로 3권), 홍익미디어(교보 1권, 종로 3권) 순이다.

가격은 「할 수 있다 한글윈도우95」가 가장 낮은 6천8백원이었으며 「컴퓨터 처음부터 다시 배우기(홍익미디어)」가 3만8천원으로 가장 고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