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1일자로 대우전자 국내영업부문이 한국신용유통에 합쳐진다. 한신유통은 비록 독자적인 유통망을 갖고 있긴 했지만 하이마트를 비롯한 전 유통점이 대우전자 대리점형태로 운영돼 왔다. 따라서 대우전자 국내 영업부문을 통합하는 것이 외형적으로는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대우전자가 영업부문을 넘겨주는 한신유통이 대우전자에 예속되는 판매회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 통합에는 상당한 변화가 수반될 수 밖에 없다.
대우전자로부터 제품을 구매해 유통망에 공급하는 한신유통은 철저히 이익을 내기 위한 영업을 지속하게 된다. 이를 위해 유통재고를 최소화 할 수 밖에 없다. 팔 수 있는 만큼 주문하고 그 안에서 손익을 맞춰 그안에서 흑자를 내야 한다. 기업경영의 최우선과제가 이익을 내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 회사는 대우전자 제품을 팔아야 한다는 의무감이 종래보다 그리 크지 않다. 같은 냉장고라도 수익성이 떨어지면 외산을 비롯한 타사 제품을 판매하겠다는 것이 이 회사의 방침이다. 각 회사의 제품을 취급하는게 이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따라서 대우전자도 목표를 정하고 영업을 꿰맞추던 생산체제를 바꿀 수 밖에 없게 됐다. 잉여 생산분을 소진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수출이라는 카드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내수시장에서는 주문에 맞춰 생산하고 이를 기반으로 손익을 맞춰야 한다.
그러나 대우전자와 한신유통에게는 이번 통합 주는 잇점도 있다. 한신유통은 유통점을 단번에 2배로 늘려 1천개의 유통망을 갖춘 초대형 유통업체로 발돋움하게된 됐다. 탄탄한 전국적 유통망을 가지게되는 것이다. 또 대우전자는 일시적인 생산규모 축소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내실은 오히려 좋아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국내영업부문을 떼어냄으로서 일거에 7백명이라는 인력이 줄어들어 재무구조도 좋아 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전자는 1천8백명이나 되는 서비스부문도 독립시켜 직원 1만2천명의 20%를 줄여 몸집을 가볍게 할 수 있게 된다.
한편 한신유통과 대우전자 국내영업부문의 통합은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유통부문 통합의 1단계 작업에 불과하다. 새로운 법인 한국신용유통에는 앞으로 대우통신의 영업부문이 이관 될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또 올들어 백화점사업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사업확대에 나서고 있는 (주)대우 유통부문이 합쳐저 종합적인 유통회사로 확대될 것이라는 소식도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박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