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부진세를 면치 못하던 에어컨 예약판매가 내년 1월 1일 특소세 인상을 앞두고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20일 내년 1월 1일부터 에어컨 특소세를 현재 20%에서 30%로 인상하기로 하자 IMF 여파에 따른 구매심리 위축으로 좀처럼 늘어나지 않던 에어컨 예약판매가 7일만에 업체별로 1만∼4만대에 이를 정도로 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사의 올해 에어컨 예약판매 실적은 연말을 기준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일로 예약판매를 끝낸 삼성전자의 경우 예약구매를 원하는 고객이 몰려들자 할인폭을 대리점에서 자율적으로 정하게 하고 나머지는 예약판매 기간과 동일한 조건으로 하도록 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일 이후 2만5천대 정도 주문이 몰려 연말까지 10만대 정도의 예약 구매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5일부터 36일 동안 에어컨 예약판매를 실시했으나 지난해 실적의 60% 선인 약 7만대를 판매했다.
24일까지 예약판매를 한 LG전자의 경우 최근 5일 동안 지난 35일 동안 올린 구매실적에 육박하는 4만여대를 판매한 것으로 추산했다. LG전자는 연말까지 추가예약을 받을 경우 올해 실적이 지난해 수준인 10만대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이미 정규 예약판매를 끝내고 연말까지 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예약판매를 하는 만도기계와 12월 들어 예약판매를 시작한 대우전자도 20일 이후에 각각 1만대 안팎의 예약판매실적을 기록, 초반 부진을 상당히 만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에어컨 공급업체들은 현재 특소세 인상 영향에 의한 예약판매 호조가 연말까지 지속되더라도 가격이 인상된 뒤 이뤄지는 내년도 2차 예약판매가 IMF 여파에 따른 소비자 구매심리 위축으로 극히 부진세 면치못할 것으로 보여 전반적인 에어컨 예약판매 실적은 예년에 크게 못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박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