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업체들이 좀처럼 적자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해외사업장에 대한 수술에 본격 나선다.
27일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가전3사는 해외 사업장의 양적 확대에 치중해온 해외사업 전략을 수정, 앞으로 수익성 극대화에 초점을 두고 부실한 해외사업장을 철수 또는 통합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가전업계는 해외사업과 관련한 조직개편도 적극 추진하고 있어 해외사업장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은 내년 초에 가속할 전망이다.
이같은 가전3사의 해외사업 구조조정 방침은 해외생산 및 판매법인이 전반적인 경영난에 부딪혀 해외사업 전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기존 사업본부를 없애는 대신 대사업부를 신설해 독립채산제 형태로 운영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이들 사업부가 해당 품목의 해외사업장의 경영에 대해 전권을 지니도록 했다.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는 그동안 누적적자 등으로 한계에 직면했지만 전사 차원의 해외거점 확보전략으로 철수하지 않았던 해외 사업장에 대한 정리에 본격 들어갈 예정이다. 또 사업부 책임 아래 중복되거나 효율성이 떨어지는 해외생산 법인을 대상으로 사업영역을 재조정하거나 지역별로 통합 운영키로 했다.
LG전자는 사장 직속으로 해외투자를 전반적으로 지휘해온 세계화 담당조직을 재경부문(CFO)으로 이관하면서 앞으로 해외 사업장을 신, 증설하기보다 기존 사업장의 조기 정상화에 주력키로 했다. LG전자는 특히 수익성이 악화된 해외 판매법인을 지역별로 통합하거나 생산법인의 품목을 지역별로 재조정하는 계획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전자는 최근 배순훈 회장을 비롯한 고위 임원을 그룹의 해외 본사에 전진 배치하고 경영진을 젊은 층으로 물갈이한 인사개편을 계기로 해외사업장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대우전자는 앞으로의 해외 투자여건이 좋지 않아 생산과 관련한 신규 투자는 당분간 억제키로 하고 중국, 동유럽 등 전략거점에 세운 생산법인의 생산물량을 확대하고 수출지역을 광역화함으로써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키로 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들은 『가전업체들이 추진하는 구조조정이 이뤄질 경우 내년 하반기 중으로 업체마다 2, 3군데 해외 생산법인을 철수하는 지역이 생기고 권역별로 통합 운영하는 거대 판매법인도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