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평] 야니 「Tribute」

뉴 에이지 뮤직은 80년대에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음악의 한 장르인데 한마디로 말하면 듣는 사람의 심신을 달래주는 「편한 음악」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아예 뉴 에이지를 표방하고 나선 작품들도 있지만 장르 나누기의 편의성에 따라 뉴 에이지 쪽으로 분류된 작품들도 많아 음악적으로는 쉽게 공통점을 발견하기 힘든 경우도 많다.

한국에 가장 잘 알려지고 음반 판매도 일반 팝스타 못지 않게 많은 뉴 에이지 뮤지션을 꼽으라면 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을 필두로 보컬리스트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에냐, 신시사이저 연주자 야니 정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음악은 모두 이른바 「배경음악」으로 가장 빈번하게 쓰인다는 것이 묘한 공통점이라고 하겠다.

개인적인 면이 잘 알려지지 않은 윈스턴이나 에냐에 비해 그리스 출신의 야니는 대중에게 친근한 이미지다. 「뉴 에이지계의 베토벤」이라는 찬사를 들으며 세계적으로 확실한 인기를 구축하고 연상의 미국 여배우 린다 에반스와의 로맨스가 알려지며 팝스타다운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신시사이저를 비롯한 건반악기를 「전공」으로 삼은 뮤지션이지만 그의 앨범에서는 그의 악기만 큰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가 주방장이 되어 진두지휘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림직한데 그의 밴드를 비롯해 대규모 오케스트라가 함께 참여하는 형식이다.

그의 신작 타이틀은 「Tribute」인데 얼핏 제목을 보면 요즘 유행하는 헌정앨범으로 오해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헌정」앨범은 어느 개인에게 바친 것이 아니고 96년 그가 가진 인도 타지마할, 중국의 자금성 공연에서 얻은 감흥을 고스란히 옮긴 아시아에 바치는 「헌사」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조국인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 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뤄낸 적이 있고 이 앨범은 미국에서만 4백만장이 팔리는 쾌거를 이룩한 바 있다. 부드럽고 나긋나긋한가 하면 웅장하고 선이 굵은 음색이 함께 자리하는 그의 음악은 새 앨범에서도 여전하다.

더구나 이번 앨범은 보컬리스트가 참여해 「Love is all」이라는 록 발라드 형태의 곡까지 수록돼 있다. 앨범 전체의 분위기는 동양에 바치는 헌사인 만큼 동양적 감성을 차용하고 있다. 인도풍의 음악은 이미 조지 해리슨을 비롯해 많이 시도되었던 터라 그다지 신선할 것은 없지만 고급스럽고 무난한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은 당연히 마음에 들어할 음반이다.

<박미아, 팝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