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불황 극복 업체 탐방 나는 이렇게 성공했다 (12·끝)

SW마케팅 전문업체 한컴서비스

97년은 컴퓨터 관련 유통업계가 유난히 어려웠던 한 해였다. 연초 한국IPC의 부도를 시작으로 컴퓨터 관련업체들이 연쇄적으로 넘어졌고 이들 업체의 도산여파로 관련 업체들이 휘청거렸다.

이 와중에서도 한컴서비스는 마케팅 전문업체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95년 11월 출범해 올해로 만 2살이 된 한컴서비스는 매출 2백30억원의 견실한 마케팅 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도정국의 회오리에서도 꿋꿋하게 업계를 리드할 수 있었던 것은 직원들의 능력을 바탕으로 한 결집력이 큰 힘이 됐지만 박상현 사장의 경영철학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박사장은 회사경영의 투명성을 최우선으로 꼽고 있다. 회사의 경영상태를 전직원에게 투명하게 보여줌으로써 회사를 믿고 자발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한컴서비스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전산화 부문이다. 관련업계에선 가장 전산화가 잘 돼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영의 투명성 확보와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를 위해선 업무 전산화가 필수요소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통신판매사업, 하이테크 마케팅 기법을 도입해 미래 유통의 초석이 될만한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었던 값진 해였다. 인터넷 쇼핑몰과 DM을 통한 통신판매를 활성화시킴으로써 한컴다이렉트를 명실상부한 마케팅사업부로 가꿔 놓았다.

여타 업체들이 그랬듯이 한컴서비스 역시 순탄한 한해를 보낸 것만은 아니다. 한컴서비스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은 소규모 유통업체들이 부도 회오리에 말려 도산하는 바람에 어느 정도의 피해를 감수해야만 했다. 또 지난해 말부터 준비해 올해 본격 가동에 들어갔던 솔루션사업부는 대규모 SI업체가 수천만원대 소규모 프로젝트에까지 덤핑영업에 나서는 바람에 폐쇄해야 하는 어려움도 겪었다. 더욱이 회사 규모확대를 위해 추진했던 자본유치 작업이 업계에 합병 또는 매각설로 와전되면서 자금회전에 어려움을 겪었던 시점도 있었다.

『단순 유통회사가 아닌 전문 마케팅회사로 키워갈 계획입니다. 재래적 개념의 유통은 미래시대에 맞지 않아요. 패키지를 잘 만드는 회사가 아닌 새로운 마케팅 컨셉을 창출해내는 하이테크 소프트웨어(SW) 마케팅 전문회사로 키워갈 생각입니다.』

박사장은 이를 위해 얼마전부터 중소 SW업체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SW 개발능력은 뛰어나지만 개발에 필요한 자본 및 마케팅 능력이 부족해 상품화하지 못하고 있는 유망 SW 개발업체를 발굴, 적극 지원하기 위해서다.

벤처기업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어 한컴서비스를 단순 유통업체가 아닌 인큐베이팅, 마케팅, 유통컨설팅을 총괄하는 기술 마케팅 회사로 거듭난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