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고주파 시뮬레이션의 과제

금용조 제이슨테크 부사장

최근 이동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부족한 주파수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더욱 높은 주파수대역의 시스템 구성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여기에 사용되는 고주파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보통 3백MHz에서 30GHz 대역을 일컫는 마이크로웨이브(RF:Radio Frequency)는 파장이 짧아 일반적인 저항이나 콘덴서를 이용한 전기소자를 이용하면 위상에 대한 오차가 심해진다. 또 고주파로 올라갈수록 각 신호간의 간섭도 심해진다. 이 때문에 고주파환경에 알맞은 이론을 적용하여 만들어진 전문적인 고주파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시뮬레이션과 달리 고주파 회로 설계에 시뮬레이션은 좀더 적극적인 의미를 띄고 있다. 초고주파 회로로 널리 사용되는 마이크로스트립 회로를 설계하는 경우, 전체 제작시간의 90% 가까이를 시뮬레이션에 소비하게 된다. 시뮬레이션 결과가 좋지 않으면 회로를 제작할 필요조차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로디자인을 조금씩 수정해가면서 수차례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장 원하는 회로특성에가깝도록 설계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원하는 결과가 나오도록 일정한 범위 내에서 각 마이크로스트립 소자들의 크기를 조정해주는 최적화(Optimaization) 기능을 통해 컴퓨터를통한 자동적인 회로수정도 한다. 즉 시뮬레이션과 동시에 실용적인 회로 디자인 결과를 보여 주기 때문에 마이크로 스트립 회로 설계에 시뮬레이션은 검증과정의 일부가 아니라 필수적인설계 과정으로 인식된다.

현재 고주파 시뮬레이션 분야에서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면 적용이론과 계산속도의 관계에 대한 문제이다. 고성능 워크스테이션이라 할지라도 하나의 복잡한 3차원 구조물을 시뮬레이션하기위해서 수시간, 심하게는 며칠씩 걸리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빠른 연구와 개발은 물론이거니와 다양한 검증의 기회를 위해 계산시간을 줄이려면 전자파이론의 핵심공식인 맥스웰(Maxwell)방정식을 다소 간략화시켜 적용하거나 특별한 계산알고리즘과 라이브러리를 개발해야 한다. 맥스웰 방정식을 그대로 적용하더라도 컴퓨터의 3차원망계산을 위해서는 수치해석적인 알고리즘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적용상의 한계와 문제점이 발생한다.

또한 지금까지의 시뮬레이션 툴들은 여러가지 물질적인 제약이나 적용범위에서 한계를 드러내왔기 때문에 아직까지 초고주파 시뮬레이션은 이제 막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 아무리 정교한 가상의 실험결과를 보여주긴 하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설정과정까지 컴퓨터가 대신 해주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시뮬레이션 툴들은 인간이 손으로 할 수 있는 계산을 대신해서 이른 시간에 처리해주기 위한 수준의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어차피 소프트웨어가 전적으로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물건인 만큼 시뮬레이션 툴의 궁극적인 성능향상은 인간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정확히 투영되었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이렇듯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고주파회로와 구조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될수록 그 결과에 따라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들도 좀더 정확해지고 지능적으로 진보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