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 정책 세미나 발표 주제

새정치국민회의 정보통신특별위원회(위원장 정호선 의원)는 9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1층 소회의실에서 「IMF 극복을 위한 과학기술, 정보통신 정책 세미나」를 개최한다. 「21세기 과학기술 및 정보통신 선진국」 건설을 위한 토론의 장으로 마련된 이 세미나에서는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이번 대선에서 제시한 공약을 바탕으로 각계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열리는 것이다. 이 세미나에서는 김인수 과학기술정책관리연구소장과 이천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이 각각 「과학기술, 정보통신 부처의 조직개편방안」, 한필순 대덕클럽 회장, 이기준 한국공학원장, 윤창번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원장이 각각 「IMF체제 극복을 위한 과학기술, 정보통신, 공학기술정책」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고 토론을 벌인다. 토론자로는 이용태 삼보컴퓨터 회장, 서정욱 SK텔레콤 사장, 유영욱 서두로직 사장, 이광형 KAIST 교수, 김춘호 국민회의 총재 과학기술특보 등 산, 학, 연, 정 고위 관계자들이 참여할 예정이어서 관련 업계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세미나에서 발표될 주제발표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 소개한다.

<편집자 주>

과학기술대국과 정보주도국가 구현-정호선 의원(국민회의 정보통신특별위원장)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대통령 선거 때 제시한 과학기술, 정보통신 관련 공약은 10가지로 요약된다. 모두 「21세기 과학기술 대국과 정보주도 국가건설」을 위한 것이다.

첫째는 과학기술 관련부처를 통합해 과학기술처의 위상을 획기적으로 격상하고, 대통령 직속의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설치하여 과학기술의 진흥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하는 것은 과학기술 정책의 종합조정 기능을 확립하겠다는 뜻이다. 둘째는 과학기술 연구개발 투자를 GNP대비 5%로 확대해 경제부국의 기반을 조성하고, 인간중심의 과학발전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연구개발에 대한 정부투자 비율을 30%수준으로까지 확대한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 물론 민간기업의 과학기술 연구개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와 금융지원을 확대해 과학기술이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고용창출을 주도하도록 하여 과학기술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기여도(현 20%)를 선진국 수준인 40% 이상으로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셋째는 21세기를 대비하여 첨단두뇌 인력양성, 기초과학진흥, 과학기술자 우대정책을 실시하고 대국민 과학마인드를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21세기 과학화, 정보화 사회를 주도하기 위해 기술발전의 추세에 따라 이공계 대학에 첨단학과를 신설하고 학과별 학생수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시장수요에 부응하는 첨단기술 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노벨과학상 예비후보 발굴사업」을 추진하고 예비 후보자에 대해 연구비지원 등 인센티브 제도를 실시하며 고속전철 사업 등 과학기술과 관련된 주요 국가정책을 결정할 때 반드시 과학기술 전문가를 참여시켜 고급 전문인력을 대상으로 「과학기술 민간대사제」를 실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과학기술인의 사기 및 명예선양을 위해 「기술개발 실명제」를 실시하고, 공헌도가 높은 우수 과학기술인을 위해 「특별명예제도」와 「인센티브제도」를 신설할 계획으로 있다.

넷째는 「한국형 신기술개발」로 21세기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국제기술시장(IT mart)」을 상설, 첨단 기술력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 실정에 맞는 「한국형 신기술」을 개발하여 경제 재도약의 기반을 조성한다는 뜻이다. 선진국으로 부터의 원활한 기술도입과 후진국으로의 기술 및 플랜트 수출을 위해 대전 지역에 상설 「국제기술시장」을 개설하고, 이와관련해 「기술거래촉진법」도 제정하기로 약속했었다.

여섯째는 정부출연연구소와 과학기술 교육기관에 자율성을 확대하기로 약속했다. 모두 연구능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특정연구기관 육성법을 개정, 21세기에 부응하는 정부출연연구소의 목표와 임무를 부여할 작정이다. 이와함께 교수들이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할 수 있도록 수업부담을 경감시켜 벤처기업의 창출기회를 늘리고 전국 주요 대학에 「테크노파크」를 설치하여 현장실습을 시행해 대학 벤처동아리의 벤처창업을 지원하는 방안도 갖고있다.

여섯재는 지역특성을 살려 「신과학단지」 및 「정보산업단지」를 조성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별로 「과학기술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지방의 과학기술 예산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일곱째는 전자정부를 실현하고 CIO제를 도입, 정보대국 건설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고위정보담당관인 CIO 직책을 정부기관 및 산하기관에 도입하여 전문화된 정보화 정책을 실현하겠다는 뜻이다. 여덟재는 초고속정보통신망의 조기구축과 1인 1PC 보유 운동으로 21세기 정보화 사회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으로 현재의 CATV망과 한전케이블망 및 중계유선방송망을 초고속정보통신망으로 활용하고, 민간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금융상의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홉째는 SW산업과 정보통신 벤처기업 1만개를 육성하고, 정보통신 규제완화로 정보통신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한다는 것으로 이를 위해 컨텐츠(Contents)및 SW산업을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특히 SW산업에 정보화 촉진기금 등 정부지원 자금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전자상거래(EC)를 도입하여 인터넷 라운드에 대비하고 사이버 대학을 설립, 평생교육을 실시한다고 공약했다. 인터넷라운드에 대비 「인터넷 전자상거래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2000년부터 각급학교에서 컴퓨터과목을 정규과목으로 채택하고 모든 학생에게 인터넷ID를 부여할 작정이다.

관련부처 조직개편 (1)-이천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원장

과학기술과 관련된 정부조직 개편방안으로는 교육, 과학부(가칭)의 신설안과 정보, 과학부(가칭)의 신설안, 경제과학원(가칭)의 신설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교육, 과학부(과학기술처 + 교육부) 신설안은 과학기술처의 현존 기능과 대학의 기초과학 및 과학영재 육성기능 중심의 교육부를 통합, 초, 중등 교육관련 정책의 집행은 지방교육청 중심으로 운영하고 학술진흥정책, 이공계 대학 및 연구소와 과학고교의 육성지원 업무는 과학기술의 진흥과 병행해 교육, 과학부가 담당하게 하자는 것이다. 과학기술개발의 본질은 인재양성에 있고 과학기술입국을 향한 교육의 기본방향은 기초과학에 있으므로, 과학기술처와 교육부의 통합은 매우 바람직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또 과학과 기술의 격차가 현저히 축소됨에 따라 과학 인재양성과 연구개발은 분리하기 어려운 만큼 과학기술투자의 효율화 측면에서 볼 때도 긍정적 측면이 있다. 그러나 교육, 과학부의 설립으로 인해 자칫 기초과학 및 과학 영재 육성만이 교육정책의 전부로 오도돼서는 안되고 이공계 대학에 편향된 정부의 지원으로 사회과학을 비롯한 비자연과학의 발전이 저해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정보, 과학부(과학기술처 + 정보통신부) 신설안은 정보통신 산업이 국가 전략산업이고 정보통신기술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함을 고려해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처의 일부 기능을 통폐합해 기능 중복에 따른 비효율성을 억제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정보통신기술이 과학기술의 일부이므로 과학기술 행정의 일원화를 목적으로 부처를 통합한다면 동일한 논리에 의해 환경부, 보건복지부, 국방부, 통상산업부 등 모든 부처의 연구개발 기능이 통폐합되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처럼 모든 부처의 연구개발기능이 통합되는 경우 모든 부문의 과학기술 정책과 관리, 집행 행정업무가 집중화되는 거대부처가 탄생하게 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과학기술처와 정보통신부만을 통합할 경우 과학기술처의 다른 업무에 밀려 정보화 및 정보통신산업육성의 효과적 추진이 어렵게 되거나 정보통신기술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면에서 다른 과학기술 부문에 대해 소홀함이 있을 수 있다.

경제과학원(재정경제원 + 과학기술처)의 신설안은 과학기술을 과학과 산업기술로 구분하고,과학부문만을 재정경제원에 통합시킨 경제과학원(가칭)을 설립, 과학기술에 뿌리를 둔 경제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것이다. 경제과학원이 신설되면 과학기술 정책이 경제정책과 연계되어 동일 부처에서 수행돼 과학기술의 위상을 제고시킬 수 있다. 또 과학기술의 발전은 창의적인 기술혁신을 통해 현재의 산업구조를 기술 및 지식집약적인 산업구조로 전환시킬 수 있는 만큼 과학기술 정책과 경제정책이 연계될 경우 기존과 같이 산업화를 지원하는 수단으로써의 과학기술이 아닌 새로운 지식기반 경제체제의 구축이 용이해지고 국가 전체적으로 산업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다. 경제과학원의 신설은 현재 과학기술처 및 종합과학심의위원회가 예산 권한이 없어 실질적인 종합 조정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으나 예산기능이 총리실로 이관될 경우 효과적인 조정기능 강화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과학기술 행정체제는 과학기술 정책환경의 변화를 고려해 과학기술과 경제, 사회 등 타 정책분야의 연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부문간의 종합조정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지는 조화형 행정체제가되어야 한다. 따라서 교육, 과학부를 신설해 과학기술 인력양성과 기초과학투자, 과학기술정책 기획, 관련부처의 연구개발 정책의 조정업무를 수행토록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 정보사회로 대변되는 21세기는 국가간 국경이 없는 무한경쟁의 시대로 과학기술 발전의 핵심과제로서 정보화를 추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 점을 고려, 정보통신 관련 과학기술업무는 정보통신부가 맡아 정보사회의 인프라 제공을 중심으로 상호 연계된 정보화정책과 정보통신산업육성정책을 수행토록 해야 할 것이다. 또 정보통신부는 공보처와 문화체육부, 통상산업부의 일부 기능을 통합해 정보통신산업의 지원 및 종합적 육성정책을 수립하고 통신과 방송의 융합이라는 거대한 추세를 수용해 나가야 할 것이다.

관련부처 조직개편 (2)-김인수 과학기술정책관리연구소 소장

최근 우리나라는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만큼 경제사정이 어렵다. 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여러 가지가 거론되고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근본적이고도 장기적인 해결 방안은 과학기술력 제고를 통한 국제경쟁력 강화에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기술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가격을 낮추고 효율성을 제고하며 중, 장기적으로는 산업구조를 기술 집약화하는 등 산업경쟁력 강화에 가장 강력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30년간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정책은 산업화를 지원하기 위한 수단으로 공급주도 입장에서 추진되어 왔기 때문에 현재의 체제로는 새로운 지식기반 경제에서 효과적인 과학기술의 역할을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다. 따라서 국가발전에 있어 과학기술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 정책을 국가정책 수립의 중심에 두고 국가 혁신체제의 효율화를 추진할 수 있는 형태로 현행의 과학기술 행정체제를 전면적으로 개편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과학기술 행정체제의 개편은 우선 두가지 방향에서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국가차원의 과학기술 정책수립 및 종합조정 기능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 상위기구 설치와 함께 현재 각 부처별로 나뉘어져 있는 연구개발 사업을 통합, 추진하기 위한 기능 마련이 바로 그것이다. 국가차원의 과학기술 정책수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청와대 또는 국무총리실에 「국가과학기술심의회」를 설치, 대통령 중심제하에서 국가 정책수립의 핵심부에서 과학기술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심의결과를 예산편성에 직접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부처별 과학기술 정책 및 연구개발 사업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과학기술처, 교육부, 통상산업부, 정보통신부 등 관련 부처간 대폭적인 업무영역의 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과기처와 교육부의 고등교육 기능을 통합, 주요 국가 연구개발 사업추진과 인력양성 기능을 담당하는 「연구교육부」를 설립하는 방안을 우선 고려해 볼 수 있다. 독일, 프랑스, 이태리 등 OECD 선진국들도 대부분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부의 설립은 고급 연구인력의 양성과 기초연구 기능을 통합,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현재 중앙정부(교육부)가 수행하고 있는 초, 중등 교육의 지방자체 단체이관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오는 2월중으로 단행될 정부조직 개편 때 이 안을 그대로 실행에 옮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다.

두번째로는 과학기술처를 「과학기술부」로 승격시키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현재 과학기술 행정인력과 기구의 변화 최소화 및 연구개발 사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장점과 함께 최근 국내에서 화두로 대두되고 있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정책방향과 정반대되기 때문에 여론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일본과 뉴질랜드가 각각 과학기술관련 주무부처를 두고 있었으나 뉴질랜드가 최근 민간역할의 활성화를 위해 관련 기구를 대폭 축소한데 이어 일본에서도 지난 1년동안 과학기술과 교육을 통합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벌인 바 있다.

세번째로는 과기처와 통산부, 정통부를 통합해 산업기술부를 두는 방안, 과기처와 정통부를 통합해 정보기술부를 두는 방안, 과기처와 통산부를 통합해 산업기술부를 두는 방안 등도 각각 상정해 볼 수 있다. 이들 안은 대학 및 공공부분의 연구개발 능력은 강하지만 산업기술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영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 주로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공공부문의 연구개발 활동과 산업의 체계적 연계가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대학의 연구개발 활동과 산업의 연계가 미약하다는 단점도 있다.

공학기술 경쟁력 진흥-이기준 한국공학원 회장

우리나라 산업은 전반적으로 고비용과 기술 격차 사이에서 일본과 중국에 의해 강력한 압력을 받고 있다. 세계적 수준에 근접한 소수의 기업과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기업이 공존하고 있는 양극화된 경제구조를 고려할때 이같은 위협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에 의한 정부 규제의 철폐,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 금융비용의 절감, 산업 인프라의 지원 등 거품제거를 위한 경제환경 개선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기술 우위의 확보를 통한경쟁력 유지가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된다. 따라서 기술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단기 및 장기 계획을 긴급히 수립하여 위기에 대처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단기 계획의 방향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접목하기 보다 기존 기술의 개선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증대시키는 요소 중심의 문제 발굴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 대학및 연구소 등에 「산업기술지원창구」를 개설토록 하고 정부내의 관련 부처들과 연계시켜 추진계획, 집행실태 등을 점검하고 지원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대량으로 실직하는 기술인들의 재취업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지식의 재교육 체제를 가동할 수 있도록 대학의 자원을 총동원해야 한다. 또 적절한 수의 지역 센터들을 지정하고, 이에 적절한 프로그램들을 조속히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 공학기술 경쟁력을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수준으로 진입시키는 침착한 전략이 모색되어야 한다. 기술을 부품 등의 요소기술과 완성품을 만드는 종합기술로 구분, 전자는 중소기업 중심으로, 후자는 대기업 중심으로의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며 국가의 지원은 요소기술에 비중을 두어야 한다. 따라서 대학, 연구기관, 산업체 사이에 인적 교류를 촉진하고 겸직 허용하는 방안이 적극 추진돼야 하고 대학 중심의 테크노파크정책 지원 강화는 필수적이다.

또 과학기술전문직에 일반 행정관료 배치에 따른 불합리한 점을 바로잡기 위해 국가 공무원 채용 정책에 전문 과학기술자의 채용을 위한 제도상의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를테면 박사급 과학기술자들의 사무관 특채를 확대하고 대통령비서실에 과학기술 수석비서관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특히 과기처, 정통부, 통산부, 건교부, 환경부, 농수산부, 해양부 등 기술정책 지향부처의 장관은 해당기술분야 전문가로 정책에 정통한 기술인력을 배치해야 한다. 과학기술자 출신의 고급 공무원에 대한 공평한 승진과 직무도 보장되는 시대가 열려야 한다.

핵심공정 및 공법기술 이나 컴퓨터통합 설계 및 설계 고도화 기술 등과 같은 엔지니어링 핵심 공통기반기술개발과 가격경쟁 위주의 입찰 제도를 기술경쟁 위주로 전환하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엔지니어링부문의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법인세, 소득세 감면과 기술 개발 준비금 및 해외시장 개척금 등에 대한 보완과 기술 신용 담보제 확대 등과 같은 기술 개발에 대한 세제, 금융지원 시책의 확충이 시급하다.

또 DB, GIS 등 각종 정보기술 운영, CALS 체계에 의한 전자상거래까지 가능한 참여, 엔지니어링 정보의 종합운영과 서비스 확산체계를 구축하는 등 경쟁력제고를 위한 관련법들의 정비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정보통신산업 정책-윤창번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원장

우리가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게 된 것은 정부의 관리식 경제운영방식과 고비용, 저효율의 경제구조, 경상수지 적자 누적 등 실물 부문의 한계 때문이었다. 정부는 단기외채의 위험성 과소평가와 외환보유고에 대한 정확한 정보부족 등으로 국가채무 불이행 직전에서 뒤늦게 IMF구제금융 신청을 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IMF체제를 위기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구조조정의 기회로 삼아 우선 금융시장 불안, 실업, 수지 악화 등 시급한 현안을 해결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지금까지 여러 제약 때문에 수행하지 못했던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할 것이다.

경제 회복의 견인차로서의 정보통신산업은 앞서 언급한 현안 문제 해결뿐 아니라 장기정책목표 달성에 필수적인 산업이다. 정보통신산업은 기술, 지식집약적인 산업으로 벤처기업 육성을 통해 고용창출이 가능하며 앞으로 5년간 44만명 정도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전망된다. 최근에는 대표적인 수출전략산업으로 성장, 무역수지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최근의 실적을 고려한다면 정보통신산업의 육성은 IMF 체제를 극복하는데 효과적인 정책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IMF체제 조기 극복을 위한 정책 기본방향은 정보화에 대한 지속적 투자 유도와 통신서비스 규제완화 및 투명성 제고, 정보화 기여도가 낮은 통신서비스 투자 축소 유도, 방송서비스 구조개편 및 통신, 방송 융합 촉진, 기술개발 및 인력양성 적극 지원, 벤처기업 활성화 여건 조성, 정보통신산업 수출 및 해외진출 지원 확대 등의 사안을 집중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정보화 투자는 경쟁력, 성장, 고용증대를 가져오며 이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지속적, 선행적으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90년대 들어 미국과 일본의 국가경쟁력 역전 현상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미국은 불황기였던 89∼91년 사이에도 정보화 투자를 오히려 연평균 4.6% 증가시켜 정보화를 불황기의 생산성 향상과 경기회복시 경쟁력 우위 확보의 수단으로 활용한 반면 일본은 같은 불황기에 정보화 투자를 축소한 결과 92년 이래 지속적인 저성장을 기록하고 미국과의 국가경쟁력에서 뒤지고 말았다.

IMF체제 조기극복을 위한 정책으로 정보화와 정보통신산업 정책의 기본 방향은 지금까지와 크게 다를 바 없으나 IMF체제 하에서 정부기능과 정책수단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 정부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장원리를 존중해야 한다. 정부정책의 투명성이 없고 자의성이 높으면 기업환경에 불확실성을 증가시키므로 그만큼 생산성과 효율성 감소로 나타나며 정책 결정에서의 투명성과 일관성을 유지해야 국내 기업의 전략수립에 도움을 주고 외국자본에게는 신뢰를 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명문화된 규정, 공식화된 절차, 확대된 의견수렴 과정으로 대표되는 규제절차의 개혁이 필요하다.

정보통신산업은 수출전략산업이므로 이에 대한 우선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 정책의 기본방향은 정보화에 대한 지속적 투자 유도, 통신서비스 규제완화 및 투명성 제고, 정보화 기여도가 낮은 통신서비스 투자는 축소 유도, 방송서비스 구조개편 및 통신, 방송 융합 촉진, 기술개발 및 인력양성 적극 지원, 벤처기업 활성화 여건 조성, 정보통신산업 수출 및 해외진출 지원 확대 등을 꼽을 수 있다.

과학기술 드라이브 정책-한필순 대덕클럽 회장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의 생존전략은 「과학기술의 선진화」뿐이다. 때문에 이를 위한 강력한 국가차원의 과학기술 드라이브 정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드라이브 정책을 통해 방대한 연구비와 연구시설 및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선진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우선 참신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벤처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벤처기업은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 도전적인 과학기술인을 요구한다. 벤처기업이 성공할 경우 그 파급효과는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소프트웨어의 개발성공의 사례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벤처기업의 적극적인 육성 분위기가 출연연구소를 진원지로 널리 퍼져나갈 수 있도록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여 안주하고 있는 젊은 과학기술자의 창의성 및 도전의식을 불붙일 수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유관 정부 기관별 구체적인 육성 목표치를 설정하고, 관련 국가 연구기관에서 창업 및 운영자금과 필요한 행정적인 지원을 강화 함으로서 독창적인 기술 집약적인 소규모의벤처기업의 활성화를 도모하여야 한다. 연 1만개 정도의 벤처기업 창업을 고려할 때 이를 위한 방대한 자금지원 방안이 준비되어야 하고, 벤처기업 기술에 대한 평가방법과 선별 방안 등도 강구돼야 한다.

벤처기업의 육성과 함께 산, 학, 연 기술협력 체계의 활성화를 통한 중소기업의 육성도 매우중요하다. 중소기업은 모든 산업의 실핏줄이며 건실한 중소기업은 국가산업의 안정화에 필수요소이기 때문이다. 세부기술분야 마다 기술력과 독창성을 갖는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기술개발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정부의 출연연구기관에서 지원할 수 있는 체계적인 기술지원 시스템이 개발돼야 한다.

또 아직 선진국에 비해 열악한 연구환경과 경험을 갖고 있는 산업계가 선진외국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필요로 하는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체제가 시급하다. 이와함께 대학과 연구계, 산업계가 인력 및 기술의 교류 등을 통해 단기간내에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산학연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수출을 통해 지속적인 발전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수출촉진을 위한 과학기술 지원체계 및 조세 지원, 행정지원 체계를 구축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드라이브 정책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인의 자성과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과학기술의 낙후는 정부나 과학기술 정책의 구조적인 문제도 있지만 과학기술계와 이에 몸담고 있는 과학기술인의 스스로 고쳐야 할 점이 더 많기 때문이다.

연구개발이 연구를 위한 연구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진리의 개발과 현 경제위기를 살릴 수 있는 과학기술이 될 수 있도록 안이한 연구자세와 연구분야에 대한 아집, 공동연구를 기피하는 이기심, 상대를 존중하지 않고 협조하지 않는 배타주의 등 우리의 자세를 스스로 반성하고 의식의 전환을 통해 일반 국민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는 과학기술인으로 변신해야 한다.

현재 우리가 당면한 IMF체제는 우리가 미리 준비하지 못하였다는 것 만이 당혹스러울 뿐우리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길이다. 좁은 국토와 빈약한 부존 자원을 갖는 우리나라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후손에게 지속 발전이 가능한 사회를 물려 주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유일 자원인 우수한 두뇌자원을 적극 활용해야 하며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국가과학기술개발정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