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한 지 불과 두 달도 채 안되는 회사지만 제이텔 사람들은 요즘 손 안에 쏙 들어가는 똑똑한(?) 비서를 키우느라 여념이 없다.
손 안에 쏙 들어가는 작은 크기지만 주소나 전화번호 정리부터 개인 일정관리, 주요 데이터 기록정리, 이메일수신에 이르기까지 비서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PDA(personal data assistant) 개발작업에 한창이기 때문이다.
개인 휴대전화와 연결하면 온라인 통신이나 팩스 송수신이 가능하며 PC와 연결하면 데이터 교환이 자유로운 똑똑한 비서 PDA. 누구나 큰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경제적인 가격이 제시되는 것은 물론이다.
똑똑한 비서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제이텔이 만들어진 것은 지난 97년 12월 1일.
나라안의 경제가 끝을 모르고 아래로 아래로 치닫던 당시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제이텔이 창업한 것은 회사 구성원들의 PDA에 대한 강한 애착 때문이었다.
이 회사 신동훈 사장(36)을 비롯, 이 곳에는 국내 PDA 개발역사의 산 증인들이 모여 있다. 신사장의 경우 지난 93년부터 95년까지 전 직장인 삼성전자에서 PDA 개발팀장을 역임했었고 나머지 개발자들 3명 역시 5가지 모델의 PDA를 이미 개발했던 경력이 있다. 세계적으로 히트한 PDA들은 무엇이 강점이었다는 등 이들의 머리 속에는 전세계 PDA들의 조립도와 개발과정들이 녹아있다.
지난 95년 삼성과 모토로라의 합작품인 「드래곤볼 CPU」가 국내서는 상품화되지 못한 반면 쓰리콤(당시 팜컴퓨팅)이 이를 「팜파일럿」으로 상품화시켜 큰 성공을 거뒀던 사례는 이들의 가슴에 쓰디쓴 안타까움으로 남아있다. 팜파일럿은 현재까지 1백50만대가 넘게 팔렸다.
최근 새롭게 부상 중인 HPC의 경우 고성능의 CPU와 메모리가 필요해 고가일 수밖에 없다는 단점에 주목, 제이텔은 CPU가 빠르지 않고 메모리가 적어도 데이터 교환이 자유로운 경제적인 PDA 개발에 목표를 맞췄다.
이들이 예상하는 신제품의 가격은 약 19만원. 오는 6월말 개발을 마치고 오는 11월에는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효율적인 아웃소싱을 통해 자체 운영체제도 개발 중입니다. 일반 소비자들이 환영할 만한 제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고 기업 전문가 대상의 제품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신 사장은 현재 HPC를 개발 중인 대기업과는 마케팅차별화로 승부를 걸 생각이다. 소비자들이 꼭 필요로 하는 기능들을 잘 조화시켜 작지만 똑똑한 비서를 만든다면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다.
『누구나 벤처를 얘기하지만 지금은 전문성을 지닌 「프로 벤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세계적인 기업들과도 경쟁할 수 있는 튼실한 기업이 돼야 합니다.』
프로벤처를 이야기하며 신사장은 제이텔의 미래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구성원 모두가 「프로」임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김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