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선-MS, TCI 세트톱 박스용 SW 공급권 확보전

미국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케이블TV 업체인 텔레커뮤니케이션스사(TCI)의 세트톱 박스에 채용될 소프트웨어 공급권을 둘러싸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TCI는 향후 3년간 1천만대의 세트톱 박스를 공급할 계획이어서 여기에 사용될 소프트웨어 공급권을 확보하기 위해 선과 MS를 비롯한 많은 업체들이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여왔다. 이런 가운데 TCI는 최근 선과 「퍼스널 자바」의 채용 계약을 전격 체결하는 한편, MS 윈도CE 등의 채용 가능성도 시사했다.

TCI의 브루스 레이브넬 수석 부사장은 『우리는 복수의 운용체계(OS)를 채택할 수도 있다』며 『퍼스널 자바를 채용키로 한 것도 이런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선의 퍼스널 자바를 채용키로 한 것은 이 제품이 어떤 플랫폼에서도 운용될 수 있기 때문에 결정된 것이지 이 제품만을 사용하겠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이와 관련, 『MS와의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해 「윈도CE」 라이선스를 포함한 두 회사의 협력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MS는 그동안 TCI와 이 회사에 10억달러를 투자하고 세트톱 박스용 윈도CE를 공급하기 위한 협상을 벌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TCI가 이번에 선의 자바 퍼스널을 선택하고 MS와의 협상을 계속키로 한 것은 특정 소프트웨어 업체에 종속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분석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오세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