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수합병(M&A)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되고 또 국내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함에 따라 외국자본의 국내기업 인수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12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무공 해외무역관에 접수되는 투자문의(인콰이어리)가 종전에는 직접투자 및 합작투자 알선요청이 주류를 이뤘으나 국제통화기금(IMF) 긴급자금지원이 이뤄진 지난해 12월 이후에는 M&A에 대한 문의 위주로 급격히 바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무공은 지난 12월 한달간 해외무역관이 접수한 투자문의 가운데 절반 이상이 M&A관련 사항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들어 접수된 문의는 모두 M&A와 관련돼 있어 외국기업들의 국내기업 인수합병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일본의 한 전자부품 업체는 경쟁력이 높으면서도 최근 부도로 경매에 넘어간 한국의 경쟁업체를 인수하기 위해 경매참여 방안을 문의해왔으며 또 캐나다의 한 산업 쓰레기처리 설비업체도 지난해부터 무공을 통해 한국에 합작투자 진출을 추진하다 최근 기존기업 인수쪽으로 선회, 대상기업을 물색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무공은 설명했다.
미국의 워싱턴 및 시카고에 소재한 법률회사들은 고객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M&A를 희망하는 한국기업들에 대한 정보제공을 최근 무공에 공식적으로 요청했으며 대만에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 한국의 M&A 전문가를 항공료, 체재비 및 연사료까지 지불하면서 초청, 대만기업들을 대상으로 M&A를 주제로 한 세미나 개최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공 관계자는 『현재는 아직 문의만 무성한 상태지만 일단 물꼬가 트이면 외국기업의 M&A가 전산업으로 퍼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우리 기업들이 이에 대한 바람직한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서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