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MS업계, 솔루션 공급사로 "거듭난다"

기업 정보시스템의 핵심엔진으로 지난 10여년간 매년 30∼50%에 이르는 고성장세를 구가하던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산업이 올해 유례없는 성장률 둔화와 이익률 감소를겪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이에따라 주요 DBMS 공급업체들은 단품 판매위주에서 탈피,분야별 솔루션 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사업구조 조정에 나서는 등 솔루션 공급사로 대대적인 변신을 꾀하고있다

최근 데이터퀘스트 등 시장분석업체들은 50억달러 규모로 성장한 세계DBMS시장의 성장률이 이미 10%대로 떨어져 일정수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C넷등 외신들 역시 이미 DBMS시장이 신규고객창출이 한계에 이르러 향후 DBMS공급업체들이 저성장과 낮은 이익률이라는 변화에 적응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따라서 98년은 DBMS 업체들에게 사상 최고의 힘든 해가 될 전망이다.

이같은 분석은 주요 DBMS업체들의 지난해 하반기 매출실적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세계 최대의 DBMS 공급업체인 미국 오라클은 98회계연도 1.4분기(97.6.1~97.8.31)와 2.4분기(97.9.1~97.11.30)에 DBMS라이선스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6%, 3% 증가하는데 그쳤다.이는 지난 97회계연도 동기에 기록했던 20~30% 가량의 신장률에 비하면 보잘것 없는수준이다.인포믹스,사이베이스 역시 정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DBMS시장이 이처럼 침체에 빠져들면서 DBMS 업체들은 투자자들로부터도 외면을 당하고있다.지난달 9일 오라클의 주가가 30%가량 급락한 이후 반등세를 타지 못하고 있으며 인포믹스 역시 한때 4달러선까지 떨어지는 등 곤혹을 치르고 있다. 사이베이스도 지난 2일 97년도 4.4분기 예상실적 발표이후 주가가 하룻만에 26% 급락했고 이후에도 하락세를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DBMS업체들은 아시아 시장의 경제 위기를 성장률 감소의 원인으로 들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시장 포화론에 대해 인정하는 분위기다.이에따라 주요 DBMS 공급업체들은 DBMS 단품 판매위주에서 탈피해,적극적인 분야별 사업구조 조정에 나서 솔루션 공급사로 대대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다.

사업구조 조정의 골자는 솔루션 판매 강화와 새로운 시장개척.우선 시장포화론의 지목대상인유닉스 플랫폼에서는 데이터웨어하우징(DW)과 전사적자원관리(ERP)를 주요 솔루션으로 육성하고 또 신규 플랫폼으로 등장하고 있는 윈도NT와 핸드헬드(H)PC, 개인휴대통신단말기(PDA)로 대변되는 모빌컴퓨터 분야를 새로운 DBMS 시장으로 개척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전자상거래 분야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러한 사정은 국내 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IMF(국제통화기금)한파에다 경기침체 상황까지 겹쳐 한국오라클,한국사이베이스,한국인포믹스등 국내에 진출한 DBMS업체들은 올한해 힘겹게 보낼 것으로 분석하고 대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국오라클의 경우 이미 시장경쟁에 참여한 ERP시장과 함께 데이터웨어하우징 시장에 주력하고 새로운 기업 시스템의 플랫폼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윈도NT기반의 DBMS 공급에 주력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특히 이회사는 IMF 한파로 가격경쟁력면에서 앞서고 있는 윈도NT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 분야의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한국사이베이스 역시 올해 시장 전략으로 그동안 소홀했던 데이터웨어하우징과 모빌컴퓨팅, 웹마케팅으로 대변되는 전자상거래 분야를 3대 주요 전략분야로 꼽았다. 이 회사는 아예 이제 DB공급업체가 아니라 솔루션업체로 불러달라는 주문까지 하고 있다.한국인포믹스도 올해 DBMS시장이 10%이하의 맞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데이터웨어하우징, 윈도NT,웹컨텐트시장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외 DBMS시장의 주요 업체들간 경쟁은 솔루션위주의 시장쟁탈전로 급속히 이행될 전망이다.

<김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