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쓰고, 바꿔쓰고, 고쳐쓰고』. 이는 비단 가계에만 적용되는 내용이 아니다. 원자재가격이 급상승하고 포장, 보관, 운송 등 제비용이 두배이상 뛴데다 난방비, 전기료, 각종 세금 등 공장과 사무실 유지비까지 껑충 올라버린 최근 가전업계에서도 초긴축 경영에 들어갔다.
이면지 활용, 접대용 음료수를 물로 대체, 난방온도 낮추기 등은 기본. 주차비, 접대비, 활동비 등 각종 지원비의 중단은 도시락 점심 및 통근버스 활용, 아예 걸어다니기로 이어지고 있다.
가장 크게 눈에 띄는 것은 사무실 축소 바람. 임대료 및 관리비 등 매월 현금으로 지급되는 지출을 줄이기 위해 2,3개층으로 나눠쓰던 사무실을 1,2개 층으로 축소하고 있다. 쾌적한 근무환경을 주장하기 보다는 사무실 공간을 빽빽히 채워 서로 일하는 분위기를 돋우어 보자는 의견이다. 또한 직접적인 비용이 드는 광고, 사보, 팜플렛, 사은품, 각종 판촉물 등 서비스차원에서 시행하던 것들을 대폭 줄이면서 경비절감의 효과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절약활동의 이면에는 최근 가전업계가 단행한 부서통폐합 및 조직축소 등으로 인한 감원이 배경이 돼 씁쓸함을 낳고 있다. 일단 사람을 줄이면 임금에서부터 각종 유지비를 손쉽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경영층으로 하여금 우선 손을 대게 하고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의 구조조정 및 긴축경영이 곧바로 근로자들에게 고통을 전담하는 것이 아쉽다』며 『근로자에게 고통을 잔담하기에 앞서 오히려 기업가 정신에 입각한 투명하고 정직한 경영이 전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