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등에 따른 환차손으로 그동안 어려움을 겪어오던 외산 가전업체들이 최근들어 제품가격을 권장소비자 가격을 기준으로 최대 20%까지 인상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백색가전, 두산상사, 대상교역, 예스인터내셔날 등 외산가전 업체들은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환율급등현상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올들어 일제히 냉장고, 세탁기, 미니콤포넌트, 헤드폰카세트 등의 수입제품의 판매가격을 인상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제품을 수입, 판매하고 있는 백색가전은 지난 해 소비자가격이 4백95만원이던 8백53리터급 냉장고 「30PFZ」를 5백54만원으로 11% 인상하는 등 10여개 모델의 냉장고 가격을 올들어 품목에 따라 적게는 9%에서 많게는 20%까지 올렸다.
월풀 브랜드 가전제품 취급사인 두산상사도 올들어 7백52리터급 냉장고 「27DQ」의 가격을 3백68만원에서 4백23만원으로 13% 인상하는 등 냉장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의 가격을 5~14% 인상했으며, 지멘스 브랜드 가전제품 수입사인 대상교역 역시 같은 시기에 냉장고, 냉동고, 세탁기, 식기세척기의 가격을 품목에 따라 5~15%의 인상률을 적용했다.
이에 앞서 외산 AV업계도 지난해 말부터 각종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는데 아이와 브랜드 오디오 및 헤드폰카세트를 수입하고 있는 예스인터내셔날은 지난달 15일을 기해 미니콤포넌트, 포터블 카세트, 헤드폰카세트 등의 소비자가격을 12~20% 인상했으며 JVC 브랜드 취급사인 미토상사도 같은시기에 전품목의 가격을 10% 이상 인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판매가격에 환율인상폭을 모두 반영하려면 가격을 80~1백% 가량 인상해야 하지만 구매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최근 상황을 고려, 소폭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업체들이 결정한 가격인상폭은 1달러당 원화 1천2백원선을 기준으로 선정한 것이어서 환율이 1천8백원대를 오르내리는 현 상황이 계속된다면 외산 전자제품 가격의 추가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