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만이 살길」이라는 국가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관련부처가 일제히 기업들의 수출총력체제 지원에 나섰다.
10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환율급등으로 국산품의 수출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해외바이어들이 다시 몰려오고 전자, 정보통신업체 등이 연초부터 수출을 배가하기 위한 총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재정경제원, 통상산업부, 중소기업청, 한국은행 등 관련 부처 및 기관들이 기업들의 수출애로요인 해소를 비롯, 수출과 직결되는 현장밀착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부처들은 특히 금융구조개혁을 앞두고 자기자본 확보에 급급한 은행들의 L/C개설 거부로 자칫 수출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하고 은행들이 기업들의 수출환어음 매입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각종 지원시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늘어나는 수출주문에도 불구하고 국내 은행들의 수출환어음 매입 중단, 신용보증한도 제한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수출업체들이 활기를 찾게 될 전망이다.
재경원은 은행들의 수출환어음 매입을 촉진하기 위해 수출환어음 매입용으로 30억달러의 외화를 지원하고 금리도 현재의 연 12~13% 수준에서 8%로 낮추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재경원은 또 중소기업의 수출애로 타개 및 자금난 완화를 위해 신용보증기관을 통한 신용보증 규모를 현재의 20조원에서 50조원으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통산부는 수출업체들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연기금의 후순위 채권 매입, 수출환어음 담보대출, 수출보험 긴급지원 등 현재 추진중인 대책 외에 ADB 지원자금 중 10억달러를 신용보증기금에 출연해 보증여력을 확대함으로써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부담을 완화해주기로 했다. 또 기초원자재 수입을 원활히 하기 위해 조달청이 원자재 수입대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통산부는 이와 함께 우리 기업들의 해외영업활동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통상정책을 산업형 통상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통산부의 이같은 방침에 따라 한국무역진흥공사는 올해 기본경영목표를 「수출을 통한 경제난국타개」에 두고 수출지원비상체제에 돌입하는 한편 중소기업의 수출지원사업에 나섰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 바이어와 수출상담을 벌일 수 있도록 대규모 수출상담회를 수시로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무역협회도 당분간 기능을 긴급수출지원체제로 전환, 기업들의 수출확대에 주력하기로 하고 외국바이어 발굴을 통한 소개에 나서고 있다.
중기청도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에 나섰으며 중소기업진흥공단은 IMF 한파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지원의 초점을 수출 중소기업에 맞추기로 하고 오는 17일까지 수출유망기업과 수입대체기업의 신청을 받아 이 가운데 1천개 업체를 선정, 생산원가 25% 절감을 위한 전문기술 무료지원과 인터넷 홈페이지 무료구축, 연간 3천억원 규모의 경영안정자금 지원 등의 혜택을 줄 방침이다.
중진공은 또 종합상사와 무역업체 해외지사에 이들 업체의 상품목록을 배포하는 한편 구조개선자금과 협동화자금, 정보화자금 등 중진공이 관장하는 각종 정책자금을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김병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