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설계] 한솔PCS 정용문 사장

개인휴대통신(PCS)서비스가 시작되면서 가장 의외의 돌풍을 일으킨 기업은 한솔PCS다. 막강한 통신 노하우를 갖춘 한국통신과 전자분야의 정상이라고 자부하는 LG그룹을 모태로 하는 한통프리텔과 LG텔레콤과는 달리 한솔은 제지업을 중심으로 탄생했다. 일부에서는 초기단계부터 한솔이 이동전화 5사 중 가장 취약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했다. 그러나 한솔PCS는 적어도 현재까지는 이를 「비웃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관련기업 이미지 조사에서 수위를 차지했다는 보도가 있는가 하면 지난해말 기준 실가입자가 41만명을 넘어서면서 역시 동종업계 선두를 확보했다. 한솔측 표현으로는 최단시간 내 최대 중계기지를 설치했고 커버리지 역시 앞서 있다. 『비전문 정보통신업체라는 당초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총력을 다했고 전직원이 똘똘 뭉쳐 밤잠 못자고 망 구축에 매달린 결과』라고 설명하는 정용문 사장은 『올해도 여건이 좋지는 않지만 과거와 같은 열정으로 임직원들이 영업 및 고객만족에 도전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출신의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인 정 사장이 이끌어갈 올해 한솔PCS의 모습은 그래서 주목된다.

대담=정복남 정보통신산업부장

-어려운 국내 경제환경 속에서 PCS 서비스 개시 3개월이 지났습니다. 우선 지난 97년 경영실적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지난 한해 우리 회사는 어느 누구도 예상 못했던 많은 일들을 이룩했습니다. 지난해 4월 국내 최초의 PCS 상용시스템 개통 시연회를 가진 것을 비롯해 전국 7개의 교환국사 및 장비설치, 원샷 018 브랜드 탄생 등을 통해 성공적인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계획보다 3개월이나 앞당겨 서비스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2백48개 참여주주사의 격려와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한솔PCS 전임직원의 피와 땀과 눈물의 결실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경제난국을 감안할 때 지난해 10월 서비스 시작은 성공적인 경영정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PCS 단말기 공급부족에 따른 문제도 많았지만 서비스 개시 3개월이라는 최단시일에 가입자 41만명을 돌파한 것은 통신서비스 사상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경영실적으로 평가하며 그 업적을 원샷 018 고객에게 최상의 통화품질과 최고의 고객서비스로 보답하겠습니다.

-어느해보다 경제한파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98년 경영환경에서 한솔PCS의 경영극복 방안은 무엇입니까.

▲기업자금의 경직화와 투자위축은 산업 전반에 구조조정이라는 과제로 나타날 것입니다. 그 어느때보다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을 강구해야 할 것이며 이는 곧 기업의 투자효율 극대화와 내실경영체제 강화로 이어져야 할 것으로 봅니다. 한솔PCS는 한통프리텔과의 통합망 구축합의로 지난해 서비스 경쟁력을 기본으로 한 투자비 절감으로 기업경쟁력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완벽한 통화품질과 망운영의 효율화로 수익성 있고 안정된 경영체제를 확립해 나갈 것입니다.

-지난해 브랜드 이미지와 가입자 수에서 앞서간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올해 경영방침 및 사업목표는 무엇이며 어떻게 달성할 계획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변화가 빠른 시대에는 폭넓은 식견과 전문화된 경영의사구조가 필요합니다. 지난 한해 기존 통신서비스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온 우리 회사는 남들이 예상하지 못한 많은 일들을 해냈습니다. 특히 당초 목표로 했던 연말기준 2백만명 가입자 확보는 전반적인 경기후퇴로 다소 수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백50만명 가입자를 목표로 뛰어야겠지요.

한솔PCS는 이를 위해 전략적 조직운용 기반조성을 추진할 생각입니다. 사업본부제를 통한 책임경영체제와 권한이양에 의한 「작은 본사」를 지향해 발빠른 원샷 경영체제를 구축해 나갈 방침입니다. 또한 고객만족 경영체제의 조기정착을 위해 PCS(Perfect Customer Satisfaction) 기업문화와 CSI(Customer Satisfaction Index) 경영시스템을 도입, 시행할 것입니다.

-한솔PCS는 고객서비스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데 고객관리시스템 개발배경과 내용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저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최고의 경쟁력 확보로 업계 1위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만족 경영체제의 조기 정착이라며 임직원에게 총력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서비스 초기부터 우리 회사는 1백50만명 이상 규모의 고객관리시스템을 사전에 완비해 고객밀착형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경쟁사와 차별화한 서비스 시스템으로 고객상담 내용을 이력으로 저장해 단말기 AS와 통화품질 등 고객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CTI(Computer & Telephon Integration)를 구축했습니다. 또한 업계 최초로 인터넷 상에 사이버 고객센터를 마련하여 고객서비스의 모든 것을 실현해 나갈 것입니다.

-고객서비스만큼 시장개방에 대비한 기술개발과 투자도 중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향후 신규사업 진출계획에 대해 어떤 구상을 갖고 계십니까.

▲통신서비스회사는 기술발전의 추세를 감지해 경영과 접목시키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우리회사는 지난 96년 1월 통신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정보통신연구원을 설립해 지하중계기 및 기지국 수신증폭기(TTLNA) 등을 개발, 설치하는 등 기술개발부문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특히 연구원장을 주축으로 한 IMT 2000 TF팀은 PCS와 밀접한 서비스로 기본기술인 W-CDMA 개발에 많은 투자와 연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GMPCS, 회선임대, 무선 데이터통신, 멀티미디어 위성 등에 대한 신규진출도 준비중입니다.

-이와 관련한 올해 영업, 마케팅부문 핵심전략은 무엇입니까.

▲PCS단말기 부족이 해소된 올해부터 5개 이동전화사업자간의 본격적인 마케팅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봅니다. 우리 회사는 97년 PCS3사 중 1천5백여개의 최다 기지국을 구축해 전국 통화품질 측정결과에서도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10초당 18원이라는 업계 최저요금은 물론 기존 이동전화가 구현하지 못한 각종 부가서비스 제공 및 여론조사 모니터기능 등을 통해 차세대 이동전화의 이미지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시장상황은 IMF체제의 경기침체로 각 사업자간 수익성 위주의 사업전개와 과당 출혈경쟁을 자제할 것으로 보이며 다양한 단말기 모델 공급과 임대제 그리고 재판매사업자의 출현 및 사이버마켓 등 신유통채널이 가속화될 것입니다.

우리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98년 영업, 마케팅의 5대 핵심전략을 수립했습니다. 첫째, 최상의 대고객 서비스 실현으로 최상의 통화품질 제공을 통해 서비스 품질 안정화 및 신규서비스 개발에 전력할 것입니다. 둘째, 우량고객 특별우대제도 시행과 선납요급제도 등을 통해 우량고객 최대 확보 및 불량고객 최소화에 힘쓸 것입니다.

셋째, 다양한 마케팅 이벤트와 단말기 임대제도 시행 등 고객유치 강화를 위한 다양한 영업정책을 구사할 것입니다. 넷째, 신유통채널의 구축 등 양적, 질적 유통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며 마지막으로 철저한 고객개별 관리시스템으로 해지고객을 최소화하는 관리체계를 구축해나갈 것입니다.

-5개 이동전화사업자의 과당경쟁 상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바람직한 경쟁환경 조성과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PCS3개사와 기존 이동전화 2개사의 경쟁구도는 이용요금과 통화품질 면에서 고객에게 보다 많은 혜택과 서비스를 안겨줄 것입니다. 그동안 왜곡된 통신서비스 시장환경으로 발생된 과당 출혈경쟁은 지양해야 할 것이며 가입자 확보를 위한 비생산적인 비방전에서 과감히 탈피해 고객만족을 위한 통화품질 향상과 고객서비스 프로그램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

이의 대책으로는 고객의 서비스 선택권한을 위해 정부의 공신력 있는 통화품질 측정과 각종 제도 규제완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봅니다. 자사 이기주의에 편중된 서비스는 결국 국민에게 불편과 불만을 안겨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보다 값싸고 품질좋은 통신서비스로 국민에게 편리하고 안락한 통신생활 환경을 마련하는 기업의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러한 경쟁력 있는 영업활동을 보장하고 이와 함께 기업의 서비스 혁신노력이 뒤따를 때 국내 이동전화서비스의 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며 이를 기반으로 국민의 복지통신도 구현될 것입니다.

-IMF체제에 따른 경영불안에 대비 한통프리텔과 전격적인 통합망 구축을 발표했는데 지금까지의 진행상황과 의미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지난 12월 4일 경쟁사인 한국통신프리텔과 「PCS 전국통합망 구축 및 운용에 관한 기본협정 조인식」이라는 전략적 제휴협정을 체결해 발표했습니다. 전국 통화서비스 보급률을 98년 99%, 99년 99.9%로 3년 단축된 최단기간 내 전국망 구축을 완료함으로써 국민 복지통신을 조기에 구현한다는 목적과 함께 경영합리화와 고객중심의 원가절감을 통해 망 고도화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고 외국 통신장비 사용을 최소화해 2001년까지 양사 시설투자비 8천4백억원 등 총 투자비 1조2천억원을 절감하여 국가경쟁력 강화기반을 구축하는 데도 그 목적이 있습니다.

또한 양사는 통합망 운용기간을 최소 5년간으로 하고 상대사업자 요구시에는 연장이 가능토록 했으며 금년 2월부터 상호 로밍에 의한 망 연동시험을 거쳐 통합망에 의한 서비스를 시작하며 4월말까지 전국 통합망 구성을 완료해 본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이번 한통프리텔과의 통합망 구축 및 로밍협정 체결은 4억달러가 넘는 외국 통신장비 수입대체효과로 외환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경제에 기여했고 해외통신시장의 동반진출로 국제경제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민간기업에 경쟁력 강화의 모범적 사례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복투자에 의한 자금낭비와 고비용, 저효율구조의 국내 여타 산업에 커다란 영향을 줘 이와 유사한 전략적 제휴가 크게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리=이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