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탈미디어가 비디오메이저사인 CIC의 서울, 인천지역 영업권 인수를 계기로 유통망 재구축 등 조직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지탈미디어는 CIC의 전국 비디오 판매권을 획득함으로써 판매시장에서 큰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먼저 서울 4개 영업소의 조직을 대폭확대, 운영키로 했다. 강동, 강서, 강남, 강북지역 등 4개 영업소의 영역을 세분, 영업사원을 추가 투입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1개 영업소의 신설도 검토한다는 것. 또한 의정부, 동두천, 일산, 고양시 등 서울 인접지역에 대한 판매망도 재점검, 판매력를 높일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방 10개 영업소에 대해서는 권역별 접경지역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사직원에 의해 판매될 수 있도록 기동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영업사원에 대한 지원방안도 적극 검토키로 했다. 저인망식 판매망을 구축, 판매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디지탈미디어의 이같은 방침은 최근 영화배급 및 제작팀을 대폭축소, 조정한 것과 관련,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업계는 이에 대해 디지탈미디어가 프로테이프 제작사로서의 위상보다는 명실공한 유통사로 자리매김하려는 수순으로 보고 있다. 적자를 보는 영화배급 및 제작사업에서 손을 떼고 유통전문회사로 승부를 걸겠다는 것. 실제로 디지탈미디어는 지난해 「콜리야」 「머 홀랜드 폴스」 「로스트 하이웨이」 등을 수입, 공급해 큰 적자를 보았으며 판권사업도 지지부진, 경상수지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따라서 이같은 디지탈미디어의 유통망 확대 움직임은 장기적인 안목에 의한 시장포석으로 보인다. 영화배급 및 제작사업은 상황이 호전되면 언제든 추진이 가능하지만 유통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최소 2∼3년은 소요되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의 비디오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제작사업보다는 유통망을 견실히 구축, 내일을 기약하는 게 보다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디지탈미디어가 명실공한 비디오 유통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비디오 전문유통사를 표방하고 프로테이프시장에 참여한 영유통이 전근대적인 유통방식을 벗어나지 못해 만 3년에 주저앉았던 것을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업계는 조언하고 있다.
<모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