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품이 주류를 이뤄왔던 국내 무편조(UTP)케이블시장에 국산제품 바람이 일고 있다.
14일 전선업계에 따르면 근거리통신망(LAN)용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는 UTP케이블은 지난 96년까지만 해도 AT&T나 「Belden」 「AMP」 「Vortek」 등 외국업체들이 국내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으나 국산제품의 품질이 높아진 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환율이 대폭 상승되면서 국산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LG전선의 지난해 UTP케이블부문 매출은 96년보다 무려 40%나 늘어난 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96년부터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든 극동전선은 지난해 급속한 신장세를 보여 4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대륙전선도 96년보다 UTP케이블 부문 매출이 2배로 늘어난 10억여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지난해 국산 UTP케이블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은 국산제품의 품질이 외국제품과 비교해 손색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96년부터 LG전선을 필두로 극동전선, 대륙전선 등이 모두 카테고리 5급의 무독성 난연 UTP케이블을 국산화하고 UL인증을 잇따라 획득, 수요처로부터 품질을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함께 지난해 하반기부터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입업체들의 원가부담이 크게 늘어 국산제품이 가격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극동전선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SI 및 IBS 관련업체들이 국산 UTP케이블을 발주하거나 문의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외국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업체들이 이에 대한 대응전략을 세우고는 있지만 가격을 더이상 내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여 점차 국산제품의 공급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LG전선 관계자는 『그동안 국산 UTP케이블은 품질 외에 수요처의 불신이라든가 네트워크 구축시 일괄공급 등 영업적 측면의 어려움 때문에 외면당해왔다』고 말하며 『올해가 외국업체들의 독주체제에 제동을 걸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