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98 구상 단체장에게 듣는다 (6)

전자의료기산업협 한원국 회장

『협의회 설립 이후 줄곧 수출 활성화 사업에 주력해 왔으나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내수판매가 극히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는 이를 더욱 강화, 수출 총력체제로 돌입할 계획입니다.』

전자의료기기산업협의회 한원국 회장은 전자의료기기 업체들이 살 길은 수출밖에 없는데 원달러 환율 급상승과 지속적인 성능 개선 및 해외 홍보 강화로 한국산에 대한 인지도가 크게 높아지는 등 수출 여건이 크게 좋아져 전망은 비교적 밝은 편이라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협의회는 올해 수출 목표를 전년 대비 9.6% 포인트 증가한 1억3천7백만달러로 잡고 수출 주력시장인 동남아시아 지역이 대부분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점을 감안, 미국, EU 등 선진국 시장과 중남미, 동구권,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지역을 다변화함으로써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또 수출 집중화를 위해 초음파 영상진단기, 전산화 단층촬영장치(CT), X선 촬영장치, 소독기, 전자혈압계 등을 수출 확대품목으로 지정하고 최대한 지원하는 한편 대기업 종합상사 및 전자의료기기 업체들의 해외 현지법인과 대리점, 현지 무역관 등을 연계한 정보망을 구축, 각종 입찰정보를 효과적으로 입수하고 이를 회원사간 공유할 예정이다.

이밖에 정부의 해외시장개척기금을 활용해 독일 뒤셀도르프(MEDICA), 브라질 사웅파울로(HOSPITALAR) 등 해외 유명 의료기기 전시회에 회원사들로 구성된 한국 공동관을 설치, 직접 공략을 강화하고 CE마킹, EN46000시리즈, FDA, ISO 900시리즈 등 수출 전제조건화 된 해외규격 인증 획득을 지원하기 위한 워크숍 등을 개최할 방침이다. 또 회원사간 인테넷 홈페이지를 공동 구축, 국내외 시장 개척 확대를 간접 지원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특히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한 전자의료기기 수출사업은 1천만달러 규모의 스리랑카가 최종 실사까지 마쳤고 3천만달러 규모의 인도네시아가 지난해 정부 승인을 획득해 오는 3월 중 성사될 예정이며 2천만달러 규모의 파나마, 5백만달러 규모의 중국 등 다수의 EDCF 사업이 올해 중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수출 확대에 일대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도 국내 전자의료기기 업체들의 수출액은 사상 처음 1억달러를 돌파, 총 1억2천5백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는데 이 중 90% 이상이 협의회 회원사가 수출한 물량입니다. 특히 예전에는 간단한 저가 제품이 수출의 주류를 이뤘으나 지금은 미국, 독일, 일본 일 일부 국가만이 생산하고 있는 자기공명 영상진단장치(MRI)와 3차원 및 디지털 초음파 영상진단기, CT 등 최첨단 고기능 제품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등 내용상으로도 상당한 발전이 있었습니다.』

한회장은 이처럼 국산 전자의료기기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산, 학, 연이 혼연일체가 돼 꾸준히 기술개발을 하고 통상산업부 등 관이 기술개발 지원과 수출 여건 조성에 주력한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내수시장은 의료기관의 장비 구매 자제와 수입선 다변화 품목 해제 등으로 과거 어느 해보다 위축될 것으로 보여 전년 대비 8.2% 포인트 감소한 5억3천9백만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협의회는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병원 관계자 초청 국산 전자의료기기 공장견학」 행사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병원의 국산 의료기기 사용실태 및 구매계획 등을 조사, 회원사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경쟁력 강화 및 동종 업계간 협력 증진을 위해 외국산 부품 공동구매와 핵심부품 표준화 및 공용화 사업, 고가 실험장비 공동 이용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미 산업기술개발자금 등을 통해 92년부터 96년까지 18개 과제에 대해 92억원을 지원한 바 있는데 올해에는 자본재 전략품목으로 분석기기 등 국산 취약품목을 위주로 약 15개 품목을 고시할 예정이며 이미 산, 학, 연 공동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이는 현 내수경기 부진이 IMF 여파 등으로 시장규모가 축소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사업구조가 취약한 데 있는 데 기인한 것이라는 분석하에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사업구조를 고도화시켜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 회장은 『전자의료기기는 흑백 초음파 영상진단기 한 대를 팔면 21인치 컬러 TV 1백대를 판 것과 가격적으로는 비슷하며 부가가치 면에서는 최소 1만배 이상 높을 정도로 고부가가치 제품인 수출 유망산업이고 전자, 기계, 전기, 화학, 통계 등 각 학문 분야가 농축된 종합산업이므로 선진국이냐 아니냐를 가름하는 지표로도 활용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전제하고 『정부가 국가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수출산업구조를 고도화하기 위해서라도 장기적 안목에서 전자의료기기 산업 육성에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효상 기자>